MCM 운영사 성주디앤디, 하청업체 갑질 논란

▲ 김성주 회장은 2012년 대선 당시 박근혜 전 대통령 캠프에서 홛동했으며, 이후 대한적십자사 총재로 임명됐다. <뉴시스>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유명 명품패션잡화 브랜드 MCM을 운영 중인 성주디앤디가 갑질 논란에 휩싸였다. 새 정부 출범과 함께 각종 불공정거래에 대해서도 개혁의 바람이 불고 있는 시점이다. 이로 인해 대표적인 친박인사 중 한 명이었던 김성주 성주그룹 회장의 입장도 난처해지게 됐다.

◇ 김성주 회장, 요즘 잠잠한 이유는?

성주디앤디는 1990년대 설립된 성주그룹의 핵심 회사다. 이 회사를 이야기할 땐 김성주 회장을 빼놓을 수 없다. 대성그룹 막내딸인 그녀는 집안배경에 기대지 않고 본인 스스로 회사를 설립해 성공을 거뒀다. 특히 독일 브랜드 MCM을 인수해 세계적인 브랜드로 키워내며 능력을 인정받았고, 포브스에서 선정한 ‘영향력 있는 여성기업인 50인’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하지만 그녀를 향한 평가가 모두 긍정적인 것은 아니다. 김성주 회장은 2012년 대선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의 공동선거대책위원장으로 임명돼 주목을 끌었다. 그러나 이내 문제적 과거발언이 속속 드러나면서 논란에 휩싸였다. 여성비하 발언과 남성 성희롱 발언 등이 문제가 됐다.

어쨌든 김성주 회장은 ‘성공한 여성’으로서 대한민국 최초의 여성 대통령 탄생에 기여했다. 하지만 논란은 끊이지 않았다. 2014년 대한적십자사 총재로 임명되면서 거센 비판에 직면했다. “대선이 끝나면 다시 제자리로 돌아갈 것”이라고 공언했던 김성주 회장이기 때문이다. ‘낙사한 인사’, ‘보은 인사’ 등의 지적이 쏟아졌고, 특히 적십자비를 5년 동안 납부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 자질부족 논란까지 일었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가 터진 뒤에도 홍역을 치렀다. 비선조직 ‘팔선녀 설’에 이름을 올린 것이다. 김성주 회장은 이러한 의혹을 강하게 부인하며 법적 대응 등 강경한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처럼 대표적 친박인사인 김성주 회장은 박근혜 전 대통령이 탄핵 및 구속되고 새 정부가 들어선 요즘, 잠잠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언론노출을 최대한 자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임기가 얼마 남지 않은 만큼, 혹여나 불필요한 논란에 휩싸이지 않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다.

◇ 폭발한 하청업체들… 전형적인 원·하청 불공정거래 논란

▲ 김성주 회장은 홈페이지를 통해 정직하고 투명한 기업경영을 강조하고 있지만, 최근 하청업체로부터 불공정거래 신고를 당했다. <뉴시스>
하지만 이러한 시점에 성주디앤디가 갑질 논란에 휩싸이면서 김성주 회장의 입장도 난처해지게 됐다.

업계에 따르면, 성주디앤디의 하청업체들은 지난 3월 성주디앤디를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했다. 단가 후려치기와 반품 떠넘기기 등 불공정거래 행위를 더 이상 참을 수 없다며 행동에 나선 것이다.

이들은 성주디앤디가 마진 지불 방식을 2005년 ‘정액제’로 변경한 뒤, 일방적으로 12년째 유지하며 하청업체를 착취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원가와 제품가격, 공정비 등이 모두 올랐음에도 하청업체에 돌아가는 수익은 제자리에 머물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하청업체의 귀책사유가 없는 반품의 책임도 하청업체에 전가했다고 성토한다. 결국 이들 하청업체는 지난해 부도 처리된 상태다.

이 같은 논란은 원·하청 간 4대 불공정행위(부당 단가 결정, 위탁 취소, 부당반품, 기술유용)의 전형적인 모습이다. 새롭게 들어선 문재인 정부는 이러한 불공정구조를 개혁대상으로 여기고 있다. 공정위는 최근 하청업체를 더욱 강력하게 보호하는 여러 방안 및 개정을 추진 중이다.

따라서 공정위는 성주디앤디의 불공정거래 논란을 더욱 세밀하게 들여다볼 것으로 보인다. 성주디앤디의 사례가 ‘본보기’가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아울러 최대한 조용히 임기를 마무리하고픈 김성주 회장의 바람에도 빨간불이 켜지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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