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전자가 인도에 생산시설 확장에 나섰다. 사진은 지난해 9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인도 뉴델리에서 나렌드라 모디(Narendra Modi) 총리를 접견하는 모습.< 삼성전자 제공>
[시사위크=장민제 기자] 삼성전자가 인도 현지에 생산시설을 확장한다. 당초 알려진 투자액보다 2배 많은 금액으로, 떠오르는 신흥시장서 주도권을 잡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인도법인은 오는 7일 인도 북부 우타르프라데시 주 노이다에서 공장 확장을 위한 착공식을 개최한다. 증설 완료 시 공장부지는 12만㎡에서 24만㎡로 확대된다. 또 휴대전화 생산량은 월 500만대에서 1,000만대로, 냉장고는 10만대에서 20만대로 늘어날 전망이다.

총 투자비용은 당초 알려진 금액보다 2배가량 증가한 400억 루피(약 6,952억원)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해 10월 인도 우타르프라데시주와 노이다 공장 생산규모를 늘리기 위해 197억 루피를 투자하는 MOU를 체결한 바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MOU 체결 당시엔 (투자금액은) 최소한도로 언급됐다”며 “수개월간 구체적인 협의를 진행하면서 액수가 정해졌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선 삼성전자가 이번 투자로 인도 시장에서 주도권 잡기에 나선 것으로 내다본다. 1995년 인도에 진출한 삼성전자는 20년이 넘는 기간 동안 공장 2곳, R&D센터 3곳, 디자인센터 1곳, 15만개의 소매점을 설립했다. 지난해 말 기준 직원 수는 4만5,000명에 달한다.

이는 삼성전자가 현지 시장에서 앞서 나갈 수 있는 원동력으로 작용했다는 평가다. 시장조사기관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인도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전자는 점유율 27.1%로 1위를 기록했다.

하지만 최근 글로벌 스마트폰 제조업체들이 인도시장 진출에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애플은 최근 인도 현지에서 생산을 계획 중이며, 오포는 노이다 생산시설의 확장을 위해 140억 루피를 투자키로 했다.

‘인구수’는 세계 2위지만 스마트폰 보급률은 약 30%에 불과한 인도 시장에 진출을 본격화 한 셈이다. 시장조사기관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올해 인도 스마트폰 시장의 매출은 전년대비 17% 증가한 210억6,600만 달러(약 23조5,581억원)로 예상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번 투자는 인도 내수가 목적”이라며 “장기적인 관점에서 성장 중인 인도시장에 생산설비 확충이 필요하다는 판단”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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