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유한국당 대선후보였던 홍준표 전 경남지사는 오는 12일부터 각 지역을 돌며 간담회 형식으로 당원과 당직자를 만나 앞으로 당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한 의견을 들을 예정이다. 이와 관련 홍 전 지사는 자신의 SNS를 통해 정치 이슈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밝히는 등 사실상 당권 도전 행보를 하고 있어. 홍 전 지사의 간담회 일정도 당권 도전 행보로 해석된다. <뉴시스>

[시사위크=최영훈 기자] 자유한국당 대선후보였던 홍준표 전 경남도지사가 오는 12일 경남 창원·부산·울산지역 방문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당권도전을 위한 행보에 나선다. 홍준표 전 지사는 지난 대선 당시 행보와 비슷하게 부산·울산·경남을 시작으로 13일 대구·경북, 대전·충남, 충북지역, 14일 인천·경기, 15일 서울, 16일 제주지역 등 각 지역별 한국당 당사를 찾아 간담회를 가진다.

◇ ‘홍준표 도전’에 친홍 vs 비홍 갈라진 한국당

간담회에서 홍 전 지사는 지역별 당원들과 만나 향후 당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한 의견을 청취할 예정이다. 홍 전 지사의 이 같은 행보는 사실상 한국당 7·3 전체당원대표자대회(전당대회)를 앞두고 ’인물 알리기’에 나선다는 계획으로 풀이된다. 이와 관련해 홍 지사 측 관계자는 8일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대선 이후 각 지역에서 도와줬던 당원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표현하지 못했다. 직접 찾아가서 고마운 마음을 전하고 앞으로 한국당이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지 당직자와 당원들의 의견도 들을 것”이라고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그러면서도 출마선언 시기에 대해 “아직 정하지 않았다”고 답해 당대표 출마선언을 위한 행보로 해석할 여지를 남겼다.

특히 홍 전 지사가 지역별 간담회를 가지면서 전남·전북을 제외한 것은 ‘표가 있는 곳만 찾는다’는 그의 원칙을 대변한 행보로 사실상 ‘전당대회 사전선거 운동’ 성격이 강하다는 게 한국당 일각의 해석이다.

이와 관련 한국당 역시 홍 지사의 전당대회 출마를 기정 사실화하고 있다. 정우택 당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이날 cpbs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김성덕입니다’에 출연해 “만약 홍준표 전 지사가 (전당대회에) 출마한다고 한다면 저는 친홍 대 비홍의 싸움이다. 이제 친박(친박근혜계)·비박(비박근혜계)은 우리 당에는 존재하지 않는다”면서 “친홍과 비홍의 싸움에서 이게 어떻게 될 지 관심을 많이 갖고 있는 것 같다”고 밝혔다.

전당대회 당대표 출마 후보군으로 거론되는 홍문종 의원도 지난 5일 “한국당이 왕따 되는 길을 그 분이 선택하고 있다”며 “우리가 통합진보당이나 정의당처럼 3~4%의 홍준표를 좋아하는 극소수 사람하고만 정치를 하겠다는 것인지 걱정이 태산같다”고 지적했다. 홍 의원은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홍 전 지사는 그나마 몇 %도 안 되는데서 친박을 바퀴벌레라고 하면서 다 빼버리면 1% 갖고 (정치를) 하겠다는 것이냐”고 꼬집으며 이 같이 밝혔다.

사실상 당대표 출마선언을 예고한 홍준표 전 지사에 대해 한국당은 찬반 양론으로 갈라진 상황이다. 초·재선 일부와 바른정당 탈당파 의원들은 홍 전 지사에 사실상 지지선언을 하고 있다. 이에 맞서 친박계 중진 의원들은 ‘대선 패장 불가론’을 내세워 홍 전 지사의 당권 도전에 반발하고 있다.

특히 친박계에서 원유철 전 원내대표와 홍문종 의원을 내세워 홍 전 지사를 견제하려는 움직임도 감지되고 있다. 이와 관련 홍문종 의원은 지난 5일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홍 전 지사의 말이나 행동을 보면 제가 그야말로 백번 천 번 출마해 이 분이 당선되든 안 되든 간에 무엇을 잘못하고 있는지를 낱낱이 고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출마 의지를 드러내기도 했다.

원유철 전 원내대표 역시 ‘젊은 당대표론’을 주장하며 차기 당권 도전에 나서는 형세다. 원 전 원내대표는 지난 4일 자신의 SNS에 “한국당은 지난 대선에서 지역적으로는 수도권, 연령적으로는 2040세대에서 절망적이었다. 정치영토를 수도권과 청년층으로 확장시키지 않고는 희망이 없다”면서 “내년 지방선거의 승리를 이끌어내고 차기 총선과 대선 승리의 토대를 만들어내기 위해서는 보수의 가치를 공고히 하는 것을 넘어 당의 외연을 확장시켜 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원 전 원내대표의 주장은 당의 외연 확장 가능성이 약점으로 지목되는 홍 전 지사를 견제하는 발언으로 차기 당대표 출마를 의식한 입장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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