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소재 '아웃라스트'가 적용된 보니코리아의 에어매트를 사용한 아이의 피부에 원인 불명의 발진이 발생하는 등 해당 제품 관련 피해 사례가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통해 잇따라 보고 되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
[시사위크=정소현 기자] “아기를 매트에 눕혔더니 몸에서 발진이 번져 입원까지 했습니다.” “매트를 문지르면 흰 가루가 떨어져 나와요.”

육아커뮤니티가 ‘공포의 백색가루’로 들썩이고 있다. 아이들이 사용하는 신소재 원단 매트에서 흰색 가루가 묻어 나온다는 주장에서부터, 해당 가루(잔사)가 호흡기질환의 원인인 것 같다는 주장까지 논란이 뜨겁다. 급기야 신소재 매트를 사용한 아이의 몸에서 발진·두드러기 등이 나타났다는 피해 사례가 잇따라 접수되면서 파문은 일파만파 번지고 있다. 결국 국가기술표준원은 해당 제품에 대한 안전성 조사에 착수했다.

◇ 매트에서 아이 재웠더니 발진·기침… 

논란이 된 제품은 신소재 ‘아웃라스트’로 만들어졌다. ‘아웃라스트’는 미항공우주국(NASA)이 우주인을 위해 개발한 기술이다. 기술이 적용된 원단은 더울 때 피부의 열을 흡수해 시원하게 만들고 서늘해지면 저장된 열을 방출해 적정 체온을 유지하도록 돕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유아용품업체인 보니코리아는 이 소재를 수입한 뒤 매트(아웃라스트 에어매트)와 이불보 등 6개 종류의 완제품을 생산·판매해왔다. 아웃라스트 기술이 적용된 제품들은 태열이나 아토피가 있는 아이들에게 좋다고 알려지면서 지난 1년 동안 관련 제품만 20만개 가까이 팔린 것으로 알려졌다. 아기 엄마들 사이에서 ‘국민매트’로 불렸을 정도다.

하지만 매트를 문지르거나 부비면 정체 모를 흰가루가 떨어져 나온다는 주장이 이어지면서 상황은 달라졌다. 당초만해도 대수롭지 않게 치부됐다. 보니코리아 측은 되레 “흰가루를 잘 털고 입에 들어가지 않도록 주의해달라”거나 “흰가루는 먹어도 된다. 공기보다 안전하다”는 식으로 안일하게 대응했다.

그러나 해당 매트를 사용한 후 아이의 몸에 발진·두드러기 등이 나타났다는 피해 사례가 잇따랐고, 매트에서 묻어나오는 흰가루가 호흡기 질환의 원인인 것 같다는 의혹까지 제기되면서 파문이 일파만파 확산됐다.

▲ 국내 유아용품업체인 보니코리아는 신소재로 불리는 '아웃라스트'를 수입한 뒤 매트(아웃라스트 에어매트)와 이불보 등 6개 종류의 완제품을 생산·판매해왔다.사진은 보니코리아 홈페이지 화면 캡처.
피해자들은 아웃라스트 기술을 적용해 만든 보니코리아 제품에서 발생한 잔사를 발진의 원인으로 지목한다. 아웃라스트 코팅이 벗겨지면서 잔사가 호흡기로 흡수되거나 피부에 닿아 피해를 일으키고 있다는 것이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아웃라스트 원단은 한쪽 면에만 특수코팅 처리가 돼 있다. 해당 소재를 개발한 독일 본사 측은 홈페이지를 통해 ‘피부에 직접 닿지 않도록 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원단을 제품에 적용하는 과정에서 문제가 있었던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 ‘제2의 옥시사태’ 되나… 분노 쏟아내는 소비자들

논란이 커지자 보니코리아 홍성우 대표이사는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사과문을 게재했다. 홍 대표이사는 “이유를 불문하고 아웃라스트 제품에 대한 환불 및 리콜, 교환 관련하여 법적으로 적합한 절차에 따라 모두 처리해드릴 예정”이라며 “사태를 끝까지 마무리한 후 모든 것을 책임지고 대표이사직에서 사퇴하겠다”고 밝혔다. 보니코리아는 원단에 코팅된 가루를 긁어내 인체에 유해한지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 FITI시험연구원에 조사를 의뢰한 상황이다.

관계당국 역시 공식 조사에 착수한 상태다. 산업통상자원부 국가기술표준원은 8일 보니코리아에 아웃라스트 제품의 안전성 관련 자료와 소비자 피해 사례 등 관련 자료 제출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소비자들의 분노는 쉽게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현재 다음 아고라에는 ‘보니코리아에 환불 및 진실 규명을 요구한다’는 온라인 서명운동도 진행 중이다. 특히 피해를 입은 아이 엄마들은 극도의 배신감과 분노를 드러내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번 사건이 사회적으로 엄청난 파장을 낳았던 ‘제2의 옥시사태’가 되는 것은 아닌지 우려하는 시각도 적지 않다. 철저하고 명확한 원인 규명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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