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철수 전 국민의당 상임공동대표, 유승민 바른정당 의원, 홍준표 전 경남도지사는 대선 패배 이후 지지층 달래기에 집중했다. 하지만 여론의 관심이 예전만치 못하다. <뉴시스>
[시사위크=소미연 기자] 82%. 취임 한 달을 맞은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율이다. 한국갤럽이 9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문재인 대통령은 소통·국민공감 노력, 인사, 공약 실천 등으로 긍정 평가를 이끌어냈다. 역대 대통령 취임 초기 지지율과 비교하면 최고 수준이다. (자세한 조사개요와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전날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권위주의를 타파하고, 국민 눈높이에서 소통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자평했다.

◇ 뒤안길로 밀려난 패장들 ‘숨고르기’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여론의 높은 관심은 대선 패장들을 뒤안길로 몰았다. 당장 안철수 전 국민의당 상임공동대표가 그랬다. 한때 양강구도를 형성할 만큼 가파른 지지율 상승세를 보였으나, 종국엔 자유한국당 대선후보로 나선 홍준표 전 경남도지사에게 밀려 3위로 주저앉았다. 책임론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다. 같은 당 정대철 상임고문은 “3등을 한 것은 죄악”이라고까지 말했다. 안철수 전 대표가 풀어야 할 숙제가 많다. 하지만 여론의 관심이 예전 같지 않다.

안철수 전 대표는 최근까지 전국을 돌며 지난 대선에서 지지를 보내준데 대한 감사인사를 전했다. 지금은 재충전의 시간을 갖고 향후 행보에 대한 고민 중이다. 일각에서 제기된 정계 은퇴설을 일축한 셈이다. 도리어 차기 대선 도전을 시사했다. 지난 14일 자신의 정책자문단 ‘전문가광장’ 관계자들과 만찬을 가진 자리에서 “5년 뒤, 50% 이상을 지지 받을 수 있도록 혼신의 힘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대선 패배의 원인으로 “구도 자체가 미래보다는 과거 청산이었기 때문”이라고 해석했다.

유승민 바른정당 의원도 여론의 관심에서 멀어졌다. 그 역시 물밑에서 당 재건을 도왔다. 신입당원 환영행사와 지방의원 연수 등에 참여하면서 침체된 당 분위기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는 것. 비록 4위에 그쳤지만, ‘아름다운 완주’는 유승민 의원의 뚝심을 다시 한 번 확인하는 계기가 됐다. 당 안팎에서 그의 등판론을 제기하는 이유다. 오는 26일 예정된 당대표 경선에서 유승민 의원이 출마해 당권을 잡아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으나, 정작 본인은 백의종군을 고집하고 있다.

안철수 전 대표와 유승민 의원이 정치적 휴지기를 갖는 것과 달리 홍준표 전 경남지사는 곧장 활동을 재개했다. 대선 패배 이후 미국으로 건너가 휴식을 취한 3주 동안에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문재인 정부와 자유한국당 내 친박계를 향해 쓴소리를 냈다. 이른바 ‘SNS 정치’다. 특히 지난 4일 인천국제공항으로 몰린 귀국 환영 인파는 홍준표 전 경남지사에게 힘을 실어줬다. 그는 오는 12일부터 당권 도전을 향한 본격적인 행보를 시작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친박계의 반발과 ‘성완종 리스트’ 관련 대법원 판결이다. 친박계에선 홍준표 전 경남지사의 대항마로 김태호 전 최고위원, 황교안 전 국무총리 등을 거론하며 ‘절대 불가’를 외치고 있다. 홍문종 의원은 “(홍준표 전 경남지사가) 당대표 될까봐 잠이 안 온다”고 말할 정도다. 앞서 홍준표 전 경남지사는 고 성완종 경남기업 회장으로부터 1억원의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유죄, 2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대법원 판결에서 유죄가 나올 경우 “노무현 전 대통령처럼 자살하는 것도 검토해보겠다”고 말해 논란을 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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