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 왼쪽부터 자유한국당 홍준표 전 경남지사, 원유철 의원, 바른정당 하태경 의원, 이혜훈 의원.<뉴시스>

[시사위크=신영호 기자] 홍준표 전 경남지사가 14일 자신의 SNS를 통해 자유한국당 대표를 선출하는 7.3전당대회에 출마할 뜻을 밝히면서 보수 적자를 가리기 위한 신보수 경쟁도 본격화될 전망이다. 보수 지지층의 마음은 19대 대통령 선거 전후 여러 갈래로 흩어져 있는데, 한국당과 바른정당의 대표 후보들이 어떻게 새 보수의 가치를 제시하며 이들의 마음을 한 데 모을지 주목된다.

한국당과 바른정당의 전대 초반 판세를 보수 적자 경쟁이라는 틀로 접근하면, 초반 판세는 홍준표 전 경남지사의 일강 구도로 보여 진다. 홍준표 전 지사는 19대 대선에서 24%의 득표율을 얻은 터라, 인지도 면에서 앞서 있다. 홍 전 지사는 대선이 끝난 후에도 휴지기를 갖지 않고 SNS정치를 통해 당 혁신과 당 진로에 대해 자신의 구상을 밝혀왔었다.

홍준표 전 지사가 그리는 신보수주의 노선은 ▲경제성장을 위한 개인과 기업의 창의성 존중 ▲반체제 집단 제압 사회질서 확립 ▲강력한 국방정책 ▲부자에게 자유를 서민에게 기회를 통한 평등사회다. 당 진로에 대해선 친박 등 당내 기득권 청산과 강성야당을 제시해왔다. 홍준표 전 지사의 신보수주의는 자유주의 시장질서 존중과 적대적 대북 정책을 표방하고 있다. 기존 세력의  보수주의를 크게 벗어나지 않아 보인다.

홍준표 전 지사와 당권 경쟁을 벌이고 있는 원유철 의원은 정치혁명을 통한 민생정치 복원을 거론했다. 원유철 의원은 지난 12일 SNS을 통해 중국의 개혁 개방 정책을 이끈 등소평의 흑묘백묘(까맣든 희든 쥐잡는 고양이가 최고)론을 보수의 새 노선으로 제시했다. 홍준표 전 지사처럼 이념을 뜯어고치고 달리할 게 아니라 기존 이념을 실현하는 방법론을 실용적으로 바꾸자는 것이다. 원유철 의원은 “지금 우리 한국당에 필요한 것은 민심의 나침판을 놓치지 않는 것”이라고 했다.

신보수주의를 좌표로 그릴 수 있다면, 맨 왼쪽에는 하태경 바른정당 의원이 자리 잡을 공산이 크다. 하태경 의원은 지난 13일 정책간담회을 열고 “점진적인 변화와 개혁을 추구하는 것이 보수의 본령인 바 평등보수의 기치로 보수의 제3의 길을 열고자 한다”고 밝혔다.

하태경 의원의 제3의 길은 그의 출마선언문에서 일부 엿볼 수 있다. 여기에는 성장과 더불어 분배적 가치를 균형 있게 다루고, 그동안 개발논리에 가려졌었던 환경적 가치를 중시하겠다는 것이다. 성장과 개발에 치중해 온 옛 보수의 경제 논리를 반성하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특히 “종북과 반북으로 세상을 이해”하는 기존 보수의 안보관에서 벗어나겠다고 한 점은 화석화된 반분정서에 비해 급진적인 태도변화라고 볼 수 있다. 하태경 의원은 14일 <시사위크>와의 인터뷰에서 “보수가 그동안 종북몰이와 맹목적 반북에 기대왔고 북한을 잘 모른다”면서 “심지어 북한을 잘 안다는 사람들도 잘 모른다. 그걸 좀 극복하기 위해 북한을 제대로 알자는 취지”라고 했다.

이혜훈 바른정당 의원은 이번 전대를 보수 적자 경쟁을 이끌 선봉장을 뽑는 선거로 의미를 부여하고, ‘안보는 보수 경제는 개혁’을 신보수 가치로 내세웠다. 이혜훈 의원은 지난 13일 <시사위크>와의 인터뷰에서 “‘안보보수 경제개혁’의 기치가 아니라면 한국당과 정체성에 차별을 둘 수 있겠나”면서 “일을 추진하는 방식과 스타일에 차별화는 가능하지만 정체성의 차별화는 없다. ‘경제는 개혁’을 내세운 이유”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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