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기도 오산에 들어설 예정이던 '펜타빌리지' 조감도. 롯데그룹이 3,500억원을 들여 건립하려던 펜타빌리지 사업은 지역 주민의 반발과 그룹 오너 일가의 투기 의혹 등이 제기되면서 수년째 답보 상태에 빠져있다. <뉴시스>
[시사위크=범찬희 기자] 롯데그룹이 곤혹스런 처지에 놓이게 됐다. 천문학적 금액을 들여 추진하던 대형 쇼핑몰 사업이 무산위기에 처해서다.

3년째 답보상태에 머물던 롯데그룹의 오산펜타빌리지 사업이 백지화될 모양새다. 14일 <뉴스1>은 내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오산펜타빌리지 사업이 “백지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도했다. 쇼핑몰이 들어선 오산시의 반려로 3년 가까이 별다른 진전을 보이지 않던 롯데그룹의 대형 프로젝트가 결국 없던 일이 될 처지에 놓인 것이다.

오산펜타빌리지 사업이란 롯데그룹의 원스톱 복합쇼핑놀이공간이다. 쇼핑몰과 아울렛, 문화센터, 키즈 테마파크 등이 한 곳에 들어선다. 투입되는 자금만 3,500억원 가량이다.

사업이 차질을 빚게 된 건 2014년경부터다. 사업 부지인 오산시에서 제동을 걸었다. 대형 쇼핑몰의 등장으로 생계를 위협받게 된 지역 소상공인들이 목소리를 반영한 오산시에서 사업을 전면 재검토하라는 지시가 내려진 것이다.

펜타빌리지가 완공 후 연간 8,000억원의 생산유발효과와 4,000억원의 부가가치 효과가 있을 것으로 내다 봤던 오산시가 돌아서면서, 결국 2015년 예정됐던 첫 삽을 뜨는 데 실패했다.

더 큰 문제는 따로 있었다. 이른바 오너리스크가 터졌다. 쇼핑몰이 들어설 부지가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을 비롯한 오너일가의 소유인 것으로 드러났다. 쇼핑몰 사업의 본격적인 시작에 앞서 2007년경 롯데그룹은 오너일가 소유인 오산 일대 땅을 시가보다 300억원 가량 많은 금액을 지급하고 구매했다는 의혹에도 휩싸였다. 의혹대로라면 오너 일가의 사익 편취에 회사 자금이 사용된 셈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해당 지역은 롯데그룹이 최근 검찰 수사 과정에서 증여세 미납 등을 이유로 압류조치 당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후 신 회장 측에서 2,000억원이 넘는 금액을 납부하면서 되찾을 수 있었다.

수년째 각종 의혹과 잡음에 시달려온 오산펜타빌리지의 무산 소식이 전해진 가운데, 그룹 측은 해당 사실을 부인하고 있다. 그룹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예전과 같이 사업은 보류 중인 상황이다. 완전히 취소된 게 아니다”며 “오산펜타빌리지에 대한 내용은 최근 새롭게 업데이트 된 게 전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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