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래권력으로 자리매김한 안희정 충남도지사의 다음 행보를 놓고 정치권의 관심이 뜨겁다. <뉴시스>
[시사위크=정계성 기자] 안희정 충남도지사의 향후 행보를 놓고 정치권의 관심이 뜨겁다. 지난 대선경선과 대선을 거치면서 ‘차차기’ 꼬리표를 떼고 명실상부한 ‘미래권력’으로 부상했기 때문이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안희정 지사를 가장 유력한 차기 대통령 후보로 꼽는데 이견이 없다. 문재인 대통령의 ‘대안후보’로서 지난 대선이 일종의 ‘몸풀기’였다면, 본 게임은 지금부터가 시작이다. 

예상되는 시나리오는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내년 지방선거에 출마, 충남도지사 3선의 위업을 세우는 방법이 제시된다. 개헌이 안 된다는 전제하에 다음 대선은 2022년으로, 도지사 임기를 꽉 채우고 출마가 가능하다. 지역 숙원사업을 해결하고 3선 ‘도백’의 타이틀로 대선에 도전할 수 있다는 얘기다. 다만 지역정가에서는 안 지사의 3선 도전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관측한다.

◇ 미래권력 안희정, 재보선으로 국회입성 후 당권접수?

보다 유력한 시나리오로는 재보선으로 국회에 입성하는 방안이 꼽힌다. 내년 국회의원 재보선이 6월에 치러질 예정인 만큼, 도지사직을 내려놓더라도 정치인으로서 공백은 거의 없다. 재보선으로 국회에 입성할 경우, 중앙정계에서 주요언론들의 집중 조명을 받으며 체급을 키울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다. '대통령이 되기 위해서는 반드시 국회의원을 거쳐야 한다'는 일종의 국민적 인식도 만족시킬 수 있다. 

무엇보다 국회의원 ‘배지’는 안 지사의 이력에 화룡점정을 찍는 요소다. 지난 대선과정에서 안 지사는 30년 민주당원이라는 점을 내세워 ‘대연정’을 띄웠다. 다른 사람은 몰라도 30년 민주당원인 자신만은 대연정의 진정성을 알릴 수 있다고 판단했다. 실제 안 지사는 1989년 통일민주당 김덕룡 의원의 비서로 정계에 입문해 각종 당직을 경험, 최고위원까지 역임하는 등 민주당맨으로 통했다. 하지만 정당인의 꿈인 국회의원과는 지금까지 인연이 없었다. 안 지사에게 국회의원 배지의 의미가 남다를 수밖에 없다. 

아직 먼 이야기지만, 재보선으로 입성한다면 그 이후의 일정도 안 지사 입장에서는 탄탄대로다. 민주당은 내년 재보선이 끝나면 전당대회를 열고 새 지도부를 선출하는 시기를 맞는다. 안 지사가 국회 입성하자마자 당권에 도전해 볼 기회가 열린다는 얘기다. 굳이 도전하지 않더라도 존재감을 내뿜는 것만으로 차기주자로서 이미지를 각인시킬 수도 있다.

◇ 정치상황과 재보선 규모에 따라 다른 선택지 가능

당직자들도 안 지사의 귀환을 기대하는 눈치다. 민주당의 한 당직자는 “오랜 당무경험이 있기 때문에 당직자의 희노애락을 잘 이해하고 있고 감각도 남다르다”면서 “실무자 입장에서 믿고 따를 수 있는 리더로 기대한다”고 평가했다.

물론 안 지사가 구체적으로 어떤 그림을 그리고 있는지는 현재 불투명하다. 국회 입문에 무게를 두고 있더라도 재보선 지역구가 어떻게 확정되느냐에 따라 상황은 달라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안 지사의 지역적 기반인 충청지역에서 나올 수도 있고, 공격적인 카드로 서울지역을 선택할 수도 있다. 상황이 녹록치 않다면 도지사 3선을 노려보는 것도 여전히 유효한 카드다.

민주당의 또 다른 당직자는 “한 때 충남지역 재보선이 유력한 지역구에 안 지사가 출마할 것이라는 소문이 있었지만, 확정된 것은 아무 것도 없다”며 “재보선이 어느 지역에서 어떤 규모로 치러질지 예측할 수 없다. 내년 정치상황도 어떻게 변할지 모르는데, 안 지사 입장에서는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신중하게 접근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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