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경환 법무부 장관 후보자. <뉴시스>

[시사위크=은진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야당의 반발에도 강경화 외교부 장관 후보자 임명을 강행할 뜻을 비쳤다. 이에 따라 각종 구설수와 의혹에 휩싸인 안경환 법무부 장관 후보자, 조대엽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 등에 대한 야당의 공세가 더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상황에 따라선 ‘장관 낙마자 1호’가 나올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문재인 대통령은 15일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인사청문회 검증 결과를 보고 최종적으로 판단하는 것은 국민의 몫이다. 대통령은 국민의 판단을 보면서 적절한 인선인지 되돌아보는 기회를 갖는 것”이라며 강 후보자에 대한 국회 청문경과보고서 채택을 17일까지 결정해달라고 ‘최후통첩’을 날렸다.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지난 12일 발표한 여론조사에서 강 후보자에 대한 임명 찬성 비율은 62.1%로 나타났다. 과반이 넘는 찬성여론을 믿고 강 후보자 임명을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야당은 강력 반발했다. 정우택 자유한국당 대표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국회검증이라는 말은 법에 있는데 국민검증이라는 말은 처음 듣는다”며 “야3당이 다 부적격자라고 반대하는데 국민검증이 끝났다고 임명한다면 협치의 정신에 어긋난다”고 불만을 내뱉었다.

국민의당에서도 “국민을 핑계로 대의기관인 국회 무시하고 대립만 계속 한다면 과연 문재인 정부가 과거 정권과 다른 게 뭔지 한숨만 나올 뿐이다. 왜 푸른 기와집만 가면 독선과 불통의 길로 가는지, 여야 협치는 물 건너 간 모양이다. 문재인 정부가 루비콘 강을 건너질 않길 바란다”(이언주 원내수석부대표)는 목소리가 나왔다.

▲ 안경환 후보자가 작년 11월에 출판한 저서 <남자란 무엇인가> 중 일부.

하지만 일단 청와대가 강 후보자 임명을 강행하기로 가닥을 잡은 상황에서 야당은 ‘낙마 대상’을 다시 찾아야 할 상황이 됐다. 이에 따라 ‘여성비하’ 저서를 출판한 안경환 후보자가 ‘타깃’이 될 가능성이 커졌다. 안 후보자는 자신의 저서에서 “남자의 세계에서는 술이 있는 곳에 여자가 있다. 술과 여자는 분리할 수 없는 보완재다. 여자 없는 술은 만병의 원인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라고 썼다. 그러면서 “위세대로부터 전해 내려오는 말”이라며 “술자리에는 반드시 여자가 있어야 한다. 정 없으면 장모라도 곁에 있어야 한다”고 인용했다.

안 후보자에 대해서는 정의당도 비판적이다. 정의당은 14일 “안 후보자는 저서에서 성매매를 합리화하며 저열한 성 의식을 드러냈다. 무척 실망스럽다. 문재인 대통령은 안 후보자 임명에 대해 숙고해주기 바란다”고 밝혔다. 음주운전 전력이 문제가 되고 있는 조대엽 후보자에 대해서도 지지층 사이에서 “음주운전은 살인 행위와 다를 바 없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과 안경환 법무부 장관·송영무 국방부 장관·조대엽 고용노동부 장관·한승희 국세청장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 요청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안 후보자에 대해서는 “법무·검찰 개혁 참여 경험 등을 토대로 법무부 탈검찰화 등 검찰의 중립성과 독립성을 강화하고, 법치주의와 인권존중 정신과 문화를 확산시킬 적임자”라고 평가하며 ‘지명철회’ 가능성을 일단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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