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은 주식유동성을 낮춰 수익률에 악영향을 끼친다. 사진은 지난 미국대선결과에 요동치는 코스피. <뉴시스>

[시사위크=현우진 기자]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은 유동성 부족현상을 유발해 주식수익률에 미치는 악영향이 증폭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영향력은 외국기관투자비율이 높고 금융위기가 심각할수록 커졌다.

한국은행은 19일 이지은 경제연구원 부연구위원과 정기호 버팔로 뉴욕주립대 교수가 금융시장의 불확실성과 주식시장의 유동성 및 수익률의 상관관계를 주제로 연구한 결과를 요약·소개했다. 연구자들은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주식수익률에 미치는 직접적인 영향에 대해서는 많은 연구가 있었지만, 유동성을 통해 간접적으로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는 미미한 실정이다”고 연구 배경을 밝혔다.

연구는 먼저 회귀분석을 통해 시장변동성이 주식반환 등 주식수익률에 미치는 영향을 상관관계로 나타냈다. 또한 금융시장과 주가변동의 상관관계에 개입할 수 있는 요인으로 투자자의 특성과 금융시장 상황을 선정하고, 해당 요인들에 따라 금융시장의 변동성 증가가 주식수익률에 미치는 영향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분석했다.

시장변동성을 나타내기 위한 지표로는 KOSPI200에 대한 변동성지수(VIX)를 사용했고 유동성 지표는 아미후드 비유동성 측정치와 매도매수호가 스프레드가 활용됐다. 연구대상 기간은 2004년 1월부터 2014년 12월까지였다.

분석 결과 주가변동충격은 유동성충격에 대해 뚜렷한 양의 상관관계를 가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주식시장의 변동이 비유동성의 확대를 일으켜 주식수익률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이 커짐을 뜻한다. 다만 이 효과는 동기간의 주식수익률에만 큰 영향을 미쳤으며 다음 달 주식수익률은 현재의 유동성충격에 큰 영향을 받지 않았다.

연구자들은 이어서 위 결과가 투자자의 성격에 따라 영향을 받는지 검증했다. 투자자들은 국내개인투자자·국내기관투자자·외국기관투자자로 분류됐다. 외국기관투자는 두 유동성지표를 사용한 회귀분석에서 주가변동성에 대해 모두 유의미한 양의 상관관계를 가졌다(신뢰수준 95%). 이는 주식시장에서 외국기관투자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질수록 주가변동성과 유동성지표의 상호작용이 주식수익률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뜻한다. 반면 국내개인투자는 아미후드 비유동성 측정치를 사용한 분석결과에서 주가변동성·유동성지표가 주식수익률에 미치는 영향을 완화시키며, 국내기관투자의 비중은 별다른 영향력을 행사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 상황에 따라 변동성이 주식수익률에 미치는 영향이 달라지는지도 검증됐다. 연구자들은 금융위기 상황에서 투자자들이 위험 회피적 성향을 더 강하게 드러내기 때문에 주식시장에 대한 시장변동의 영향력이 더 커질 것이라고 가정했다. 이를 검증하기 위해 2004~2006년을 위기 전 기간, 2007~2009년을 위기 기간, 2010~2014년은 위기 후 기간으로 구분하고 각각의 기간에 대해 회귀분석을 진행했다.

분석 결과 주가변동성과 아미후드 비유동성 측정치가 주식수익률에 대해 가지는 상관계수는 금융위기 기간에서만 유의미한 양수로 나타났다. 연구자들은 이를 토대로 변동성이 자산 가격결정에 있어서 금융 안정기보다 위기상황에서 더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결론 내렸다. 한편 금융위기 상황을 가정할 때 외국기관투자는 주식변동성과 음의 상관계수를 가져 주가변동의 부정적 영향을 더 확대시키는 것으로 나타났으며(신뢰수준 95%), 반대로 양의 상관계수를 가진 국내개인투자는 부정적 영향을 완화시키는 것으로 드러났다(신뢰수준 99%).

한편 한국의 주식수익률이 미국·유럽 금융시장의 변동으로부터 받는 영향은 한국 금융시장으로부터 받는 영향과 질적으로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자들은 이에 대해 “각국 금융시장 변동성들의 상당 부분이 공통된 변수들과 경제적 기반에서 생겨났기 때문이다”며 국제시장이 통합됐다는 증거로 해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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