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명 성남시장의 다음 행보를 놓고 정치권의 관심도가 높아지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정계성 기자] 이재명 성남시장은 지난 대선정국을 거치며 ‘전국구 인물’로 부상했다. 기초자치단체장 출신으로 문재인 대통령이나 안희정 지사와 같은 유력 대선주자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인지도를 쌓았다.

성적도 나쁘지 않았다. 당세의 열세는 대국민 여론조사로 만회했다. 최종 경선결과 21.2%로 3위에 머물렀으나, 2위를 차지한 안희정 지사와의 격차는 불과 0.3% 포인트에 불과했다. 정치권에서는 이재명 시장이 전국적 인지도를 바탕으로 더 큰 도전에 나설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구체적인 시나리오로는 경기도지사 출마설과 서울시장 출마설이 거론된다. 이 시장의 지역적 기반이라는 점에서 경기도지사 출마의 이점이 있다. 다만 이 시장의 당내 세력이 상대적으로 약하기 때문에 서울시장 출마가 공천에 더 유리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서울시장은 상징성이 큰 만큼, 국민여론이 공천을 좌우한다는 게 중론이다.

여론의 분위기도 나쁘지 않다. 프레시안과 리얼미터가 19일 발표한 서울시장 후보 적합도 여론조사에 따르면, 이 시장의 지지율은 19%로 박원순 현 서울시장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민주당 소속인사들만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도 이 시장의 지지율은 22.9%로 박원순 서울시장 다음이었다.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가능) <관련기사 : 차기 서울시장 적합도, 박원순·이재명·황교안·유승민 순>

다만 넘어야할 산도 적지 않다. 먼저 조직이 부실하다는 게 약점으로 꼽힌다. 지난 대선기간 가동했던 조직들도 경선이 끝나고 현재는 흩어졌다는 후문이다. 본선 경쟁력과 별개로, 당내 공천은 조직이 상당부분 좌우하는 것이 사실이다. 실제 지난 경선에서 이 시장은 대국민 여론조사에서 높은 지지를 받았으나 대의원 현장투표에서는 고전을 면치 못했었다.

새로운 ‘정치적 입지 구축’이라는 과제도 남아있다. 사실 이 시장은 ‘야권’ 정치인이라는 이미지가 강하다. 최순실 국정농단 정국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과 구 새누리당을 강하게 비판하며 인지도를 올렸던 것이 원인이다. 그러나 다음 지방선거는 여당의 후보로서 치러야 한다. ‘정권심판론’을 띄울 수 없는 상황에서 새로운 콘텐츠를 만들어 낼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다.

이 시장과 가까운 민주당의 한 의원은 “공천은 조직인데 이 시장의 조직이 당내 경쟁자들과 비교해 약한 것은 사실”이라며 “본선에서 만날 야권주자들의 경쟁력이 뛰어나거나 새로운 구도가 만들어져야 (이 시장이) 두각을 나타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향후 행보에 관해서는 “아직 최종 결정은 내리지 않은 것으로 안다. 올 하반기에는 구체적인 그림이 나올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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