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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찬의 ‘숏컷’] 자유한국당 ‘소멸(消滅)’의 길

   
▲ 유승찬 스토리닷 대표.
[시사위크] 자유한국당의 가속페달이 아찔하다. 자한당이라 불리는 자해당 같다. 인사청문회 보이콧 논란에 이어 출범한 지 이제 한 달을 넘겼을 뿐인 대통령 탄핵을 운운한다. 대통령에 대한 비판을 넘어 헌법질서와 국민을 모독한 일이다.

자존감이라고는 찾아볼 길이 없는 이 정당은 아무데서나 잠을 자고 아무렇게나 소리친다. 그들은 지금 낭떠러지가 종착점인 소멸의 고속도로를 질주한다. 브레이크를 밟고 차를 점검할 시간에 100명이 넘는 기사들이 온통 가속기만 밟아댄다. 그러니 소음이 귀를 찢고 배기가스가 미세먼지처럼 사람들의 신경학적 초원을 오염시킨다.

시뻘건 반공보수의 깃발은 찢어진 지 오래다. 자신들이 만든 대통령을 감옥에 보내놓고 이렇다 할 반성조차 하지 않는다. 나라를 온통 부패와 불평등의 나락으로 몰아놓고 여전히 큰 소리로 부릉거린다. 그들이 쏟아놓는 악취 가득한 언어는 진실에 대한 저주로 가득 차 있다. 정치사의 흉기로 변질된 이 반공보수 집단을 끝장내야 한다.

하지만 그들에겐 여전히 기름을 살 돈이 있다. 수십년 간의 권력을 통해 형성해온 기득권 카르텔이 있다. 또 다시 사익을 위해 권력을 되찾아올 음모도 있다. 도처에 도사린 자유한국당 코뿔소들이 있다.

미국 예일대 역사학 교수 티머시 스나이더의 ‘뜨거운 책’ <폭정>에는 코뿔소가 등장한다. 루마니아의 위대한 극작가 에우젠 이오네스코가 1959년에 쓴 부조리극 <코뿔소>에 대한 이야기다. <코뿔소>는 지방의 한 도시에서 모든 사람들이 코뿔소로 변해가는데 주인공만이 인간으로 남아 부조리에 맞서 싸운다는 이야기를 가진 대표적인 부조리극이다. 여기서 코뿔소는 파시즘으로 상징되는 전체주의를 뜻한다. 젊은이들이 파시즘의 언어에 어떻게 경도되어 가는가를 고발한 작품이다.

반공보수의 코뿔소들은 여전히 많다. 일단 국회의원 수가 100명이 넘는다. 그들이 공을 들여온 단체들도 많다. 지역주의 세력도 잔존한다. 하지만 박근혜 정부 이후 받아쓰기만 하느라 도무지 혼자서 설 줄을 모른다. 판단력도 흐릿하다. 당내 혁신세력은 견디지 못하고 탈출했다. 반공보수에서 경제보수로의 이행은 실패했다. 혁신의 동력은 사라졌다. 당 대표 선거를 봐도 당을 혁신할 것 같은 인물은 없다.

그들에겐 그저 시간이 지나면 문재인 정부에 실망한 국민들이 자신들 곁으로 돌아올 것이라는 헛된 희망만 가득해 보인다. 하지만 꿈깨셔야 할 것 같다. 전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21세기 촛불 시민혁명을 이뤄낸 국민들이지 않은가! 태극기로 온몸을 칭칭 휘감아봐야 반공보수의 상징 자유한국당은 그저 부패하고 무능한 집단일 뿐이다.

반공보수의 퇴조는 시대정신이다. 평화적인 시민혁명의 요구다. 그들에게 재기의 명분을 줘서는 안 된다. 문재인 정부는 반공보수를 제압하고 개혁과제를 실천할 의무가 있다. 반공보수는 개인의 존엄과 다양성을 파괴할 뿐 아니라 함께 잘 살자는 공화주의를 부정한다. 민주공화국을 반공이라는 이름으로 짓눌러온 그들을 역사의 뒤안길로 보내는 것은 이 정부의 숙명과도 같다.

그렇기 때문에 더 전략적이고 능수능란할 필요가 있다. 순수한 신념 따위는 잊어야 한다. ‘친구를 가까이 하되 적을 더 가까이 하라’는 영화 <대부>의 대사를 기억할 필요가 있다. 전략의 목표는 경험이 아니라 증명이다. 이영표가 그랬다. 국가대표는 증명하는 자리이지 경험하는 자리가 아니다. 대통령도 정부도 마찬가지다. 전략은 증명을 목표로 해야지 경험을 목표로 해서는 안 된다.

그런 점에서 ‘정부 여당 대 야 3당 프레임’은 매우 잘못됐다. 고쳐야 한다. 야 3당을 동일시해서는 결코 싸움에서 이길 수 없다. 국민만 믿고 간다는 말은 선거 캠페인용 언어이지 정부의 언어가 아니다. 선거 캠페인은 후보가 국민을 믿고 하지만 정부는 국민이 정부를 믿게 만들어야 한다. 권력을 가진 뒤에는 국민만 믿고 가서는 안 된다. 국민이 정부를 믿게 하려면 개혁과제 실천, 즉 제도화를 위한 실질적 해법을 찾아내야 한다.

오늘 문재인 정부와 여당에게 세 가지 제안을 드린다.

첫째, 연정과 협치를 통해 문제를 풀라.

개혁은 시행령만 갖고 되지 않는다. 시행령이 시원하기야 하지만 시쳇말로 관료나 기득권이 개기면 제재할 방법이 별로 없다. 또 개혁하기도 쉽지만 되돌아 가는 것도 쉽다. 박근혜가 아버지 독재를 미화하기 위해 시행령으로 만든 국정교과서가 폐기된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법제화가 필요하다.

야 3당 가운데 가장 힘이 센 자유한국당을 고립시켜 소멸의 길을 가게 하려면 3당을 분리해 정교하게 대응해야 한다. 답은 이미 나와 있다. 문재인 정부는 국민의당, 정의당과 연정하고 바른정당과 사안별 협력을 하면서 자유한국당을 고립시켜야 한다. 대선 결과만 해도 문재인, 안철수, 심상정을 합치면 70%다. ’70%연정’을 실현하라. 그것이 통합의 리더십이다. 야3당을 뭉뚱그려 적으로 돌리면 자유한국당이 살아날 빌미를 주게 된다.

둘째, 과감한 세대교체를 단행하라.

3040 인재를 찾아서 중용하라. 그들이 당신의 미래가 될 것이다. 낡은 반공보수을 대체할 주력부대를 키워야 한다.

셋째, 다당제 제도화에 나서라.

기득권 양당체제, 적대적 공생관계의 한 축이라는 오해를 받고 있는 민주당이 먼저 기득권을 깨부수고 다당제 제도화에 나서야 한다. 비정규직 노동자, 여성, 성소수자, 장애인 등 다양한 요구를 대의할 정당 시스템을 만들면 자유한국당 같은 낡은 정당이 다시 살아날 길은 없을 것이다. 개헌 이전에 풀어야 할 가장 중요한 숙제가 선거제도 개혁이다.

프랑스 총선이 마크롱 대통령이 이끄는 ‘전진하는 공화국’의 승리로 끝났다. 피터 틸이 말한 ‘제로 투 원’, 즉 ‘무에서 유로!’가 실현된 순간이다. 0석이던 정당이 350석을 얻었다. 이탈리아 오성당, 스페인 포데모스, 캐나다 자유당이 이룬 성과와 같은 흐름이다. 로버트 라이시는 2020년 미국 대선에서 무소속이 당선될 것이라 예측했다.

자유한국당의 몰락과 함께 다당제의 꽃을 피워야 한다. 민주당이 이 시대적 변화와 흐름을 이끌지 못하면 29석으로 전락한 프랑스 사회당의 전철을 밟지 말라는 보장이 없다. 촛불이 요구한 새로운 민주공화국은 함께 만들어 가는 것이다.

시사위크  sisaweek@sisawee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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