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건설이 베트남 청년들에게 건설 기술을 전수하기 위해 설립한 '현대-코이카 드림센터 베트남 제2캠퍼스' 준공식 모습. <현대건설>

[시사위크=범찬희 기자] 올해 수교 25주년을 맞은 ‘사돈의 나라’ 베트남. 9,500만 인구를 자랑하며 매년 7%에 가까운 경제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는 ‘포스트 차이나’ 베트남에 국내 건설사들의 눈이 쏠리고 있다. 해외자본 유치 확대가 유력해지면서, 현지 진출 확대 움직임이 일고 있다. 

◇ 수주규모 ‘탑5’… 국내 건설사 VIP된 베트남

‘기회의 땅’ 베트남은 국내 건설사들에게도 VIP손님에 가깝다. 베트남은 계약액 기준 해외건설 수주 순위에서 매년 최상위를 놓치지 않고 있다. 지난해 건설업체들이 베트남에서 벌어들인 외화만 23억1,530만달러(한화 약 2조)에 이른다.

이는 전통의 해외건설 텃밭인 중동의 사우디아라비아(41억5,928만달러)와 쿠웨이트(33억1,838만달러), 동남아 최대 건설시장인 싱가포르(27억8,730만달러) 다음으로 많은 규모다.

2015년 사정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당해 해외수주를 통해 체결된 계약금 가운데 10% 가까이가 이곳 베트남에서 나왔다. 총 108개국의 발주처에서 베트남은 수주규모 3위를 차지했다. 1위를 차지한 투르크메니스탄과의 격차는 5억달러(한화 약 5,700만원)에 불과했다.

해외건설협회 관계자는 “인도나 BRICS국가들에 비해 시장 규모는 크지 않지만 베트남 현지에서 우리나라 기업들의 시장점유율은 높은 축에 속한다”면서 “이는 현지 사업이 주로 규모가 큰 석유화학 플랜트 분야에 포커스가 맞춰져 있다 보니 전체 수주 규모도 덩달아 올라간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국내 건설사들이 베트남에 첫 발을 들인 건 지난 196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업계 맏형격인 현대건설이 메콩강 하류 준설 공사로 베트남 1호 진출의 깃발을 꽂았다. 이후 50년 간 20여건의 공사를 수행한 현대건설은 현지에서 K-건설의 위상을 높이고 있다. 오늘날에는 수도 하노이에 건설전문대학을 설립하고 베트남 청년들에게 건설 기술을 전수하는 사이로 발전했다.

올해도 베트남은 ‘단골고객’으로서 그 역할을 톡톡히 해낼 전망이다. 21일 기준 베트남에서는 61개 발주처, 43개 업체에서 41건의 신규 공사가 체결됐다. 수주금액은 7억7027만달러(한화 약 8,786억)로 85개국 가운데 5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 1966년 현대건설에서 2017년 부영까지...

향후 전망도 밝다. 베트남판 페레스트로이카인 ‘도이도이’(Doi Moi, 개혁‧개방정책)가 시행된 1986년 이후부터 시작된 사회간접자본 확대를 위한 투자‧유치 활동은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다. 지난해 7월 베트남 정부 발표에 따르면 오는 2020년까지 580억달러(한화 약 66조)의 외국자본을 유치해 일반 인프라 분야에 총 127개 사업을 시행한다는 계획이다.

대규모 건설 수요가 예상되면서 국내 건설사들의 현지 진출도 더욱 활발해지고 있다. 최근 부영그룹은 베트남에서 첫 해외 주택사업을 시작했다. 부영은 하노이시 일대에 지하 2층, 지상 30층 총 10개동 규모에 73~108㎡ 총 3,482세대의 ‘부영 국제아파트’를 건설 중이다.

해외건설협회 관계자는 “베트남은 ‘포스트 차이나’로 불릴 정도로 발전 속도가 빠르고, 미래 발전 가능성이 높은 국가 일뿐만 아니라, 현지에서 부동산 개발 사업에 종사하는 현지 기업의 수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어 국내 건설사들의 전략적 진출이 더욱 활발해질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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