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화여대에 큰 후폭풍을 남긴 정유라. <뉴시스>
[시사위크=김민성 기자] “저는 제 전공이 뭔지도 모르고, 대학에 한 번도 가고 싶어 한 적이 없다.”

지난 7일 마침내 한국으로 돌아온 정유라가 한 말이다. 정유라는 국내 굴지의 명문대학인 이화여대에 입학했었다. 많은 입시생들이 꿈꾸는 대학이자, 많은 인재들이 공부하고 있는 대학이다. 입학 경쟁률이 높은 것은 물론, 재학 중에도 좋은 학점을 받기 위해 치열한 경쟁이 펼쳐진다. 하지만 정유라는 그런 대학에 전공이 뭔지도 모르고, 가고 싶지도 않으면서 입학했다.

정유라가 이대에서 일으킨 논란은 ‘박근혜-최순실 게이트’가 드러나게 만든 한 축이었다. 이대 학생들은 지난해 10월 중순 정유라와 관련된 특혜 의혹을 제기했고, 한 번 불붙은 논란은 거세게 타올랐다. 재학생은 물론 졸업생과 교수 등 이대 구성원들은 철저한 진상규명을 요구했다.

이대에서의 논란은 최순실에 대한 의구심을 증폭시켰다. 그리고 곧이어 최순실의 태블릿PC가 발견됐다. 이후 곳곳에 퍼져있던 퍼즐이 하나 둘 씩 맞아나가기 시작했다.

이후 이대는 명문대학의 위상에 큰 상처를 입었다. 총장과 학장, 교수, 입학처장 등의 연루 사실이 줄줄이 드러났다. 특히 이들은 국회 청문회에서 끝까지 모르쇠와 거짓말로 일관해 더욱 분노를 샀다.

결국 최경희 전 총장과 김경숙 전 학장, 남궁곤 전 입학처장, 류철균 전 교수, 이인성 전 교수 등이 구속됐다. 이대는 이들의 직위를 모두 해제했고, 정유라의 입학은 취소했다.

▲ 지난해 10월, 정유라 관련 특혜 의혹을 제기하며 행동에 나섰던 이대생들. <뉴시스>
그리고 23일. 마침내 ‘이대 정유라 특혜 사건’ 1심 판결이 내려졌다. 먼저, 대학 가기 싫은 딸을 이대에 꽂아준 최순실은 징역 3년형을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최순실의 비뚤어진 모정과 그릇된 특혜 의식을 지적했다.

이대 관계자들도 모두 유죄가 인정됐다. 최경희 전 총장과 김경숙 전 학장은 징역 2년, 남궁곤 전 처장은 징역 1년 6개월이 내려졌다. 다만, 교수들은 집행유예로 풀려났다. 류철균 전 교수와 이인성 전 교수는 나란히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이들 이대 관계자에 대해 “누구나 노력과 능력에 따라 공평하게 기회를 부여받을 수 있다는 우리 사회의 믿음을 뿌리부터 흔들리게 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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