괜찮아, 청춘이잖아/김예솔 저/별글/312쪽/1만5,000원/2017년 4월 13일 출간.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언제인가부터 참 많이 접하게 되는 단어 청춘(靑春). 청춘은 모든 것이 푸른 봄이라는 뜻으로, 인생에 있어서는 10대 후반~20대를 의미한다. 나무로 치면 잎이 더욱 푸르고 풍성해지는 시기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역설적이게도 요즘 청춘이란 단어가 많이 등장하는 이유는 청춘이 청춘답지 못해서다. 자신의 꿈을 찾기 위해 분주해야할 10대 후반엔 입시전쟁을 치른다. 20대에는 취업전쟁이다. 그마저도 20대에 끝내지 못하는 이들이 수두룩하다.

청춘이 푸름을 잃은 것은 사회적 환경 탓이 크다. 사회적으로 양질의 일자리가 부족하다보니, 경쟁이 가열될 수밖에 없다. 또한 전쟁의 폐허에서 한강의 기적을 이루며 짧은 기간에 급속도로 발전한 탓에 오직 성공과 돈만 쫒는 문화가 만연했다.

때문에 우리 청춘들은 스스로 하고 싶은 일과 행복을 찾아가는 방법을 배우지 못한 채 좋은 대학, 좋은 직장, 좋은 결혼이 성공이라는 인식만 강요받았다. 청춘이 청춘답지 못한 가장 큰 이유다.

<괜찮아, 청춘이잖아>는 이런 상황에 놓인 청춘을 마냥 위로하는 책이 아니다. 조금만 참고, 조금만 버티면 좋은 날이 올 거라는 하나마나한 충고도 없다. 대신, 진짜 청춘이 무엇인지, 청춘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이야기하고 있다.

치열한 입시경쟁을 뚫고 좋은 대학을 가고, 더 치열한 취업경쟁을 뚫고 좋은 회사를 들어갔다면. 이른바 ‘엄친아’, ‘엄친딸’로 불리며 많은 이들의 부러움을 살 것이고, 경제적으로도 윤택할 것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무조건 성공한 청춘이라고 할 수 있을까. 만약 그 좋은 대학과 좋은 회사에 본인이 만족하지 못한다면. 혹은 본인의 꿈과 다른 길이라면. 과연 ‘인생의 푸른 봄’에 어울린다고 할 수 있을까.

저자는 비록 서울의 명문대를 나오진 않았다. 하지만 대학 시절 교환학생 경험을 통해 영어 실력을 쌓았고, 자신이 좋아하고 잘하는 일을 찾기 위해 치열하게 고민했다. 그 결과 모든 취준생들이 선망하는 대기업에서 외국인 임직원들의 한국 정착을 돕는 업무를 맡게 됐다. 다양한 국가에서 온 많은 사람들과 교류할 수 있는 일이었다.

하지만 그것으로 청춘의 허기가 모두 채워지는 것은 아니었다. 2년여의 직장 생활은 저자에게 경제적 안정을 가져다줬고, 비교적 본인이 즐기는 일을 하는 것이기도 했다. 그러나 조금씩 저물어가는 청춘에 대한 아쉬움은 점점 더 커져갔고, 이 순간 본인이 정말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물음표가 그치지 않았다.

결국 저자는 남부럽지 않은 회사를 관두고 비행기에 몸을 싣는다. 세계여행을 시작한 것이다. 그리고 이 결심과 용기 덕에 저자는 진정한 청춘을 만끽하게 된다. 결코 돌아오지 않을 청춘의 시간을 ‘청춘답게’ 보낸 저자다. <괜찮아, 청춘이잖아>에는 그 생생한 이야기가 담겨 있다.

어쩌면 지금 우리사회 청춘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좋은 스펙이나 좋은 직장이 아닌, 자기 자신을 오롯이 마주하고 원하는 것을 찾아나서는 용기가 아닐까. 하루하루 고민 많은 이 시대 청춘들에게 <괜찮아, 청춘이잖아>를 권한다.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