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혜훈 바른정당 대표가 이끄는 2기 지도부에게 당면한 현안 과제로 지지율 제고와 당내 화합이 정치권 안팎에서 제기되고 있다. 사진은 지난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열린 바른정당 당대표 및 최고위원 지명대회에서 이혜훈(왼쪽부터) 당대표, 하태경 최고위원, 정운천 최고위원, 김영우 최고위원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최영훈 기자] 바른정당이 ‘자강론’을 주창한 이혜훈 대표 체제로 2기 지도부가 꾸려진 뒤 지지율 제고와 당내 화합이 최우선 과제로 급부상 하고 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한 자릿대에 머물고 있는 지지율로는 자유한국당과 ‘보수의 본진’ 대결에서 우위를 점할 수 없다. 또 원내교섭단체 지위 유지에 필요한 최소한의 의석(20석)만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당내 화합은 바른정당 생존에 필수불가결 요소다.

이를 의식한듯 이혜훈 대표도 대표 수락 연설에서 당의 지지기반을 ‘수도권 2030세대’로 규정하고, 젊은 층 대거 수혈을 지지율 제고 방안으로 제안했다. 이어 ‘배신자 프레임’에 갇힌 대구‧경북지역 6070세대에 대해 직접 접촉해 오해를 불식시키겠다는 의지도 천명했다.

이 대표는 바른정당식 정치에 공감하는 국회의원과 지방자치단체장, 정치 꿈나무 등을 영입할 뜻을 분명히 했다. 이와 관련 이 대표는 27일 MBC라디오 ‘신동호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어디에 계신다고 누구는 안 된다는 식으로 선을 긋고 배제하지 않는다”며 “이미 마음 속에 몇 분이 있는데 접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이 대표의 강한 리더십과 합리적인 소신을 두고 당내 일각에서 ‘화합을 저해할 수 있다’고 우려한 것도 사실이다. 이 대표는 지난 26일 대표 당선 직후 수락연설 연설에서 “간청하면 무쇠도 녹는다는데 당이 하나 되는 일이라면 백 번이라도 아니 천 번이라도 무릎꿇는 화해의 대표가 되겠다. 다양한 의견을 담아내고 크고 작은 갈등을 녹여내는 용광로대표가 되겠다”고 밝혔다. 이어 “지나간 잘잘못은 과거에 묻고 이제는 똘똘 뭉쳐 미래로 나아가자”며 “단 한 분의 이탈도 없이 모두 한마음으로 새로 시작하는 새 대표에게 힘 실어 달라”고 말했다.

◇ ‘화합‧보수본진 확보’…2기 지도부에 주어진 과제

정치권에서는 바른정당의 미래를 두고 “단 한명의 국회의원만 이탈해도 원내교섭단체가 무너지기 때문에 지금의 바른정당은 벼랑 끝에 몰린 상황”이라며 “자유한국당과 보수 본진 경쟁에서 이기지 못하면 살아남기 힘들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이 같은 분석에 따르면 이혜훈 대표 지도체제로 시작하는 2기 바른정당 지도부는 당내 화합을 모색하면서도 한국당과 보수 본진 경쟁에서 승리해야 하는 과제를 해결해야 앞길이 순탄할 것으로 보인다.

‘당내 화합’을 위해선 우선 하태경‧정운천‧김영우 최고위원의 협조가 필요한 상황이다. 이에 대해 신임 최고위원들은 일제히 ‘화합’을 주창하며 이 대표와 맞춰가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태경 최고위원은 지난 26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당의 접착제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으며, 경선 과정에서 한국당과 연대론을 밝혔던 김영우‧정운천 최고위원도 “이 대표의 큰 뜻에 맞춰가겠다. (연대론은) 자강론 중 하나의 방법론”이라고 협조의 뜻을 표명했다.

또 다른 과제인 한국당을 제치고 보수 본진에 올라서는 부분의 경우, 이 대표가 ’차별화’ 전략을 택할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27일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예방한 자리에서 “여당에 협조할건 하고 보수 정체성에 비춰 협조 못하는 것은 반대만 하는 게 아니라 우리 안을 드리며 협의와 절충을 하겠다”고 밝혔다. 한국당이 정부여당과 대립각을 세운 것과 상반된 입장이다. 이는 바른정당이 ‘젊고 새로운 보수’라는 기치를 강조해 한국당과의 차별성을 부각시켜 주 지지층인 2030세대와 수도권 유권자에게 다가가 지지율 확보에 나서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추미애 대표도 이 대표에게 “진정한 보수 정당 여성 첫 대표”라고 덕담을 건네 한국당 전신인 새누리당과 한나라당 대표를 지낸 박근혜 전 대통령과 이 대표를 구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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