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전대 양상이 쇄신보단 통합하자는 쪽으로 흘러가면서, 당 대표가 누가 되든 새 지도부 구성이 어떻게 짜여 지든 당의 근본적 혁신은 당분간 불가능한 것 아니냐는 회의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사진은 지난 21일 제2차 전당대회 호남권 타운홀 미팅에서 정전이 발생한 모습.<뉴시스>

[시사위크=신영호 기자] 자유한국당의 근본적 혁신에 대한 논쟁이 종반을 향해가는 7.3전당대회에서 점차 실종되는 양상이다. 박근혜 정부를 어떻게 평가할 것인지, 계파 청산의 핵심인 친박계 거취 문제를 어떻게 할 것인지 등 한국당 쇄신의 근본 문제라고 꼽혀온 의제들이 전대 이슈로 떠오르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 27일 서울 상암동 MBC 스튜디오에서 열린 한국당 당 대표 후보 첫 TV토론회의 첫 주제는 ‘보수 대개혁 어떻게 할 것인가’였다. 원유철 후보는 “계파 패권주의는 청산돼야 할 구태”라면서도 “우리 한국당은 친박 비박 따질 때가 아니다. 오로지 친민생으로 가야된다”면 통합론을 폈다.

홍준표 후보도 “이번 전대를 통해 하나가 돼야”한다며 통합 쪽에 무게를 실었다. 홍준표 후보는 “박근혜 정부 4년 동안 끊임없이 내부 싸움에만 몰두 했다”면서 “그걸 보면서 국민들이 개그콘서트 보듯이 봤다”고 했다. 친박 비박 모두의 잘못이라는 얘기다. 다만 신상진 후보가 “당을 이렇게 만든 책임 있는 사람들이 국민 앞에 자성해야 한다”고 했지만 계파 문제에 대한 후보 간 논쟁은 벌어지지 않았다.

계파 청산 문제와 더불어 박근혜 정부를 어떻게 평가하고 헌법재판소의 대통령 파면 결정을 받아들일 것인지 말 건지 등 과거 청산 문제도 전대 이슈로 떠오르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대통령을 지켜줘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다’로 풀이되는 의리론이 청산론보다 더 부각되는 분위기다. 최고위원 출마자 중 청산론을 이야기하는 후보는 소수다. 이성헌 최고위원 후보는 <시사위크>와의 인터뷰에서 “대통령 탄핵에 대해 국민에게 사과드리고 싶다”면서 “박근혜 전 대통령은 불행하지만 그 시대는 끝났다. 잘못 반성하고 국민에게 기회달라고 호소해야 한다”고 했다.

한국당 전대 양상이 이런 방향으로 흘러가면서 당 대표가 누가 되든 새 지도부 구성이 어떻게 짜여 지든 당의 근본적 혁신은 당분간 불가능한 것 아니냐는 회의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과거 청산을 정면으로 바라보고 겨냥하지 않고서는 계파 정치에 휘둘릴 수밖에 없다는 이유에서다.

한국당 관계자는 본지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홍준표 후보가 친박계를 청산할 수 있을까? 그럴 가능성 낮게 본다. 홍 후보가 특정 인사를 거명한 적 있느냐”면서 “나는 홍 후보가 핵심 친박 인사들과 전략적 연대를 맺고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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