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리카나가 2015년 배당성향 94.52%에 이르는 배당을 실시해 양희권 회장 가족 일가에게 20억원을 지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페리카나>

[시사위크=범찬희 기자] 가격인상‧오너 성추행 등으로 치킨업계가 사회적 공분을 사고 있는 가운데, 비난의 불똥이 ‘치킨 1세대’ 페리카나로 옮아갈 모양새다. 갈수록 악화되고 있는 회사 실적에는 아랑 곳 하지 않은 채, 오너가의 곳간을 채우는데 급급한 모양새를 보이고 있어서다. 이 회사 오너인 양희권 회장은 한 해 순이익의 전액에 가까운 수십억원의 돈을 자신과 가족들에게 배당으로 지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 회사 실적은 뒷걸음질… 오너가족 주머니는 두둑

8일 본지가 페리카나의 지난 3년 치 감사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페리카나는 2015년 20억원의 중간배당을 실시했다. 당해 이 회사의 당기순이익은 21억1,588만원. 순이익에서 배당으로 지급된 금액의 비율을 나타내는 배당성향은 94.52%에 이른다. 한해 회사가 거둔 순이익의 대부분이 주주들에게 지급된 셈이다.

문제는 배당 혜택을 받은 주주의 명단이 오너가로 구성됐다는 점이다. 페리나카는 양희권 회장을 제외한 특수관계인 4명이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이들 모두는 양희권 회장의 가족들로 부인인 송영미(33%) 씨와 두 딸인 유나(30%), 유리(18%) 씨 그리고 아들 경섭(16%) 씨가 지분을 나눠 갖고 있다.

지분대로라면 회사 이사직을 맡고 있는 송영미 씨는 2015년에 배당으로만 6억6,000만원을 챙겼다. 또 부모님과 함께 회사 경영에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장녀 유나 씨는 6억원을 배당으로 지급받았다. 유리 씨와 경섭 씨는 각각 3억6,000만원과 3억2,000만원의 배당 수혜를 누렸다.

오너가를 상대로 한 페리카나의 고배당 정책은 회사 실적과는 정반대되는 행보라는 점에서 논란의 소지가 크다. 2013년부터 페리카나의 수익성은 4년 연속 내리막길을 걷고 있는 실정이다. 2013년에 영업익 28억4,353만원, 당기순이익 27억을 달성했던 페리카나의 이듬해 실적은 영업이익 28억3,398만원, 당기순이익 24억1,476억원으로 소폭 하락했다.

순이익 전액에 가까운 돈이 오너가의 주머니에 들어간 2015년에는 영업익 23억5,455만원, 당기순이익 21억1,588만원까지 내려갔다. 지난해에는 영업익과 순이익에서 각각 18억9,396만원과 16억933만원을 기록하면서, 양 부문 모두에서 20억원대 벽이 무너졌다.

이는 어디까지나 페리카나의 지난 3년 치 감사보고서에 따른 결과일 뿐이다. 페리카나는 자산 총액이 120억원을 넘어간 2014년(2013년 포함)부터 외부감사를 받고 그 결과를 공개하고 있다. 페리카나의 재무제표 현황이 외부에 공개되지 않은 2012년 이전에 어떤 식의 배당 정책이 이뤄졌을 지는 현재로써 알 수 있는 길이 없다.

◇ 배당성향 137% ‘충청오토’… 오너 부부에 20억원 지급

그럼에도 양희권 회장의 제식구 챙기기가 단발성에 그치지 않았음을 추정할 수 있는 근거는 있다. 양희권 회장의 또 다른 사업처인 자동차부품 회사에서 한해 순이익을 초과하는 배당이 집행된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지난해 14억6,209만원의 순이익을 달성한 ‘충청오토’는 배당성향이 무려 137%이르는 20억원의 돈을 주주들에게 지급했다.

페리카나와 마찬가지로 충청오토 역시 양희권 회장 일가가 100%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양 회장 자신이 80%를 가져 최대주주 자리에 올라 있으며, 나머지 20%는 부인인 송영미 씨의 몫이다. 지난해 주주인 두 부부에게 배당으로 회사에서 지급된 돈만 16억원과 4억원에 이른다.

지난 2003년 자본금 5억원에 설립된 회사인 충청오토는 현대모비스로부터 부품을 납품받아 판매하는 회사로, 오늘날 페리카나에 필적하는 회사로 급성장했다.

이와 관련 페리카나 관계자는 "미처분이익잉여금을 이용해 적법한 절차에 따라 배당을 진행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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