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전체회의실에서 진행된 2017년도 제1회 추가경정예산안 관련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전체회의가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이 불참한 가운데 김영록 농식품부 장관이 제안설명을 하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최영훈 기자] 바른정당이 청와대의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 임명 방침에 항의하는 차원에서 새 정부의 추가경정예산안 심사에 불참 의사를 밝히면서 ‘자유한국당과 초록동색’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바른정당은 당초 더불어민주당·국민의당과 함께 추경 심사에 합의했다. 이에 따라 지난 4일부터 열린 7월 임시국회에서 추경안 처리가 진전을 보일 것으로 예측됐으나, 문재인 대통령의 김상곤 사회부총리 임명 강행에 따라 심사에 난항을 겪게 됐다. 앞서 7월 임시국회 첫날이었던 지난 4일 오전 추경안 심사를 위해 열린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전체회의에 한국당을 제외한 국민의당·바른정당 의원들이 참석해 환경부·고용노동부 추경안을 상정해 논의한 뒤 예산결산심사 소위원회에 회부했다.

하지만 오후 들어 문 대통령의 김상곤 사회부총리 임명 강행에 반발한 바른정당·한국당이 ‘추경심사 보이콧’으로 입장을 선회하면서 추경안 심사는 차질을 빚게 됐다. 당시 주호영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문 대통령이) 김 후보자를 임명하면 다른 국회 의사일정에 참가하는 게 무의미하다고 봐서 일절 참여하지 않기로 했다”고 추경심사 보이콧을 선언했다. 다만 주호영 원내대표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라는 특수한 상황을 감안해 국방·외통·정보위는 즉시 소집해 (현안을) 다루기로 하고 그 외 상임위는 일절 참여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한국당 역시 4일 오후 의원총회를 갖고 ‘추경·정부조직법 심의 보이콧’을 선언했다. 정우택 원내대표는 이날 의원총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문재인 정부가 임명해서는 안 될 교육부 장관을 임명한 데 대한 최소한의 조치”라며 추경 심사와 정부조직법 심의 보이콧 의사를 천명했다.

바른정당과 한국당의 ‘추경심사 보이콧’ 방침에 민주당은 “민생을 위한 일자리 추경과 정부조직법 심사에 속도를 내는 ‘협치 국회’로 거듭나야 한다”며 바른정당·한국당 등 보수야당에 추경 심사 협조를 촉구했다.

◇ ‘민생정당’ 바른정당의 추경 보이콧에 "한국당과 한패냐” 비판

당초 추경심사 참석에 합의했던 바른정당이 ‘보이콧’으로 돌아서면서 5일 ‘민생특별위원회 20’을 가동한 의미가 퇴색되고 있다는 지적이 정치권 일각에서 일고 있다. 민생 현안을 챙기겠다면서도 민생과 직결된 추경 심사에는 불참하는 것은 모순되는 행동이라는 비판이다.

5일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민생에 빠른 정당이라고 자평하면서 왜 한국당과 똑같이 추경 심사 보이콧을 선언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 바른정당이 추경 심사에 참석하는 것으로 입장을 선회하는 게 민생에 빠른 정당의 행동이 아닐까 싶다”고 지적했다. 우원식 민주당 원내대표 역시 이날 국회에서 현안관련 기자간담회를 열고 바른정당에 대해 “언제까지 한국당에 끌려다닐 지 개탄스럽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정운천 민생특위 20 위원장은 이날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민생은 민생, 추경 심사는 추경 심사”라며 투 트랙 전략 방침을 밝혔다. 정운천 위원장은 “국회 바깥에서 일어나는 민생 관련 현안에 대해 바른정당이 간담회나 세미나를 갖고 앞장서서 해결하려 한다. 민생특위 활동으로 국민들의 먹고사는 문제 해결에 앞장설 것”이라며 민생을 외면하고 있지 않다고 정치권 일각의 비판에 대해 반박했다.

그러면서도 ”추경 심사는 김상곤 교육부 장관 임명을 반대했음에도 문 대통령이 임명을 강행한 것은 사실상 민주당이 협치 포기를 선언한 게 아닌가 싶다. 이로 인해 정국 경색 국면은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종철 대변인 역시 이날 논평을 통해 우원식 민주당 원내대표를 향해 “우원식 원내대표의 발언은 바른정당 당원과 바른정당을 지지하는 국민에 대한 모독”이라며 해당 발언의 사과와 철회를 요청했다. 이어 “바른정당은 국민에게는 끌려 다닐지언정, 특정 정파나 더욱이 한국당과 같은 '낡은 세력'에게 끌려 다니는 정당이 아니다”라며 한국당과의 선을 긋는 모습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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