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당국이 서울 모네여성병원에 머물렀던 이들에게 보내온 문자.< SNS>

[시사위크=김민성 기자] 서울 모네여성병원의 신생아실 간호사가 폐결핵으로 신고됨에 따라 보건당국이 역학조사에 나선 가운데, 11일 현재까지 신생아 및 영아 80명이 잠복결핵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다.

질병관리본부는 이날 서울모네여성병원을 거쳐 간 신생아·영아 8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조사가 이번 주 말 1차 완료될 예정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앞서 보건당국은 서울 모네여성병원의 신생아실에서 근무하던 간호사가 결핵감염자로 확인됐다는 신고를 접수하고, 이달 1일부터 역학조사를 실시 중이다. 대상은 이 간호사가 근무한 지난해 11월 21일부터 올해 6월 23일까지 신생아실을 거쳐간 이들이다.

11일 저녁 6시 기준 712명(89%)이 흉부X선 등 결핵검사를 마쳤고, 이 중 668명에 대한 판독결과 결핵환자는 발견되지 않았다.

하지만 결핵감염여부를 확인하는 ‘잠복결핵감염검사’에선 533명을 판독한 결과 80명이 양성으로 판정받았다.

잠복결핵은 결핵균에 감염됐지만, 당장 환자의 몸에서 활동하진 않는 상태를 말한다. 전염섬이 없지만, 생후 1년 미만의 영아가 결핵균에 감염되면 결핵의 발생위험이 성인보다 높다. 또 중증 결핵인 결핵성 수막염과 속립성 결핵의 발생위험도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보건당국은 “잠복결핵감염의 치료제 부작용은 소아에선 드물게 나타난다”며 “영아가 잠복결핵감염으로 진단될 경우 결핵으로 진행되는 것을 예방하기 위해 반드시 치료를 받아줄 것”을 당부했다.

그러나 이번 사태에 휘말린 영아의 부모들은 아이가 최소 반년 이상 투약치료를 받아야 한다는 현실에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한 부모는 SNS를 통해 “양성판독을 받은 아가들은 무조건 9개월 동안 매일 독한 약을 먹어야 한다”며 “음성판독을 받았어도 결핵에 대한 정확한 가이드라인이 부족해 결국 부모의 선택으로 약을 먹고 재검사를 하게 된다”고 토로했다. 이어 “심지어 4주 미만의 신생아들은 검사 없이 바로 약을 먹어야 하는 상황”이라며 “마음이 너무 아프다”고 전했다.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