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새 '취직'은 청년층의 지상과제가 됐다. 사진은 취업설명회에 몰린 대학생들. <뉴시스>

[시사위크=현우진 기자] 1년새 취업자는 30만명이 늘었지만 청년층에게는 남의 이야기였다. 여성인구의 사회진출 증가는 숙제도 함께 남겼다.

통계청은 12일 ‘2017년 6월 고용동향’을 통해 지난 한 달 경제활동인구의 변동 및 연령·학력·성별 취업 동향을 살폈다.

◇ 취준생 양산과 구직포기로 이어지는 청년실업

사회 전체의 고용률은 소폭 상승했지만 청년실업문제는 해결되지 못했다. 청년층(15~29세) 고용률은 43.1%로 전년과 같았으며 20대의 경제활동참가율은 전년 대비 1% 감소해 다른 모든 연령대의 경제활동참가율이 증가한 것과는 차이를 보였다. 20대 고용률도 취업자가 5만7,000명이 감소한 영향으로 외로이 하락(-1.1%)했다.

고용시장이 얼어붙으면서 일자리를 얻기 위한 준비기간도 길어졌다. 6월 취업준비인구는 67만9,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11만5,000명 증가했다. 8만8,000명 감소한 ‘재학·수강’인구는 정규교육기관 졸업생의 증가를 뜻할 뿐 취업준비생의 감소까지 의미하지는 못했다. 학원 등에 등록하지 않은 취업준비인구가 포함되는 ‘기타’사유의 경우 전년 동월 대비 7만8,000명 증가했다.

보다 심각한 것은 아예 구직 및 재취업을 포기하는 인구의 증가다. 지난 1년 내에 구직활동을 경험한 적 있지만 현재는 중단한 ‘구직단념자(실망실업자)’는 전년 동월 대비 2만9,000명 증가해 44만9,000명을 기록했다. 6월에 비경제활동 이유로 ‘쉬었음’을 든 20대 인구는 1만2,000명 증가해 총 25만4,000명에 달했다. 이는 전체 휴식인구의 15.6%며, 20대를 제외하면 ‘쉬었음’이라고 응답한 연령대는 60대뿐이다.

특히 고학력자의 취업여건 악화는 일자리의 질 저하와 인력 낭비를 우려하게 만든다. 대졸 이상의 학력을 보유한 실업자는 6만3,000명 증가해 실업률은 0.4% 증가했다. 대학 졸업 후 사회로 진출하는 25~29세 나이대의 실업자도 전년 동월 대비 8.7% 증가했다. 15~19세 인구의 경제활동참가율과 고용률이 증가했다는 사실은 고학력자가 양질의 일자리를 찾지 못하면서 고등교육 대신 빠른 취직을 선택하는 풍조가 퍼지고 있음을 뜻한다. 근로시간이 36시간 이상인 취업자가 0.8% 증가에 그친 것과(36시간 미만 4.4% 증가) 전문·과학 및 기술서비스업 취업자가 전년 동월 대비 2.8% 감소한 것이 이를 뒷받침한다.

◇ 육아문제, 제도 보완인가 포기인가

한편 여성의 사회진출 확대추세는 6월에도 이어졌다. 여성의 경제활동참가율은 전년 동월 대비 0.5% 상승해 53.4%를 기록했으며 고용률은 51.5%로 0.4% 높아졌다. 취업난에 시달리는 20대 고용시장에서도 남성 고용률이 1.9% 감소한데 반해 여성 고용률은 0.4% 감소에 그쳤다. 20대 여성 취업자 수는 남성보다 15만4,000명 많았다.

상당수가 여성인구로 추정되는 ‘육아로 인한 경제활동 비참여인구’가 10만9,000명 감소했다. 육아문제에 매였던 비경제활동인구가 풀려나면서 30대 여성의 경제활동참가율도 1.6% 증가해 전 연령대에서 가장 높은 증가치를 기록했다.

다만 이것이 안정적인 육아보조체계의 확충에서 비롯된 것인지는 불확실하다. 지난 3일 고용노동부는 서유럽 등 육아휴직제도가 제대로 정착한 국가에서는 자녀가 성장할수록 부모가 모두 경제활동에 참여하는 비율이 높아진다는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동 조사에서 한국은 3~5세 자녀를 둔 부모의 외벌이 비율이 영아기(0~2세) 자녀를 둔 가정보다 높아 선진국 흐름에 역행하는 모습을 보였다.

보다 설득력 있는 해석은 20·30대에 부는 ‘적게 낳기’ 바람이다. 통계청이 지난 6월 27일 발표한 바에 따르면 2016년 15~49세 여성의 합계출산율은 1.17명으로 역대 최저 수준이었다. 현재의 저출산 기조가 지속된다면 한국 인구는 2031년부터 점차 감소할 것이라는 예상도 제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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