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매정지 1년을 앞둔 폭스바겐코리아는 여전히 재인증 신청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폭스바겐코리아의 판매중단 사태가 어느덧 1년에 이르고 있다. 하지만 판매재개는 난망하기만 하다. 판매재개를 위한 절차를 시작조차 못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아울러 평택항에 방치돼있는 차량들의 처리도 이뤄지지 않고 있다.

◇ 신청조차 못한 재인증

0대. 폭스바겐코리아의 올 상반기 판매 성적이다. 모든 차량이 인증취소 및 판매정지 처분을 받아 판매활동 자체가 이뤄지지 않았다. 폭스바겐은 올 상반기 전 세계적으로 293만대의 실적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상승세를 보였지만, 국내에서는 말 그대로 ‘개점휴업’을 이어갔다.

폭스바겐코리아는 지난해 7월 22일 자발적 판매중단을 발표했다. 환경부의 인증취소 및 판매정지 조치 가능성이 높아지자 선제적으로 판매를 중단한 것이다. 이어 환경부는 청문회를 거친 뒤 지난해 8월 2일 폭스바겐 차량에 대한 인증취소 및 판매정지 처분을 확정했다. 사상 초유의 사태는 그렇게 현실이 됐다.

판매정지 1년이 임박한 현재, 폭스바겐코리아의 상황은 전혀 달라진 것이 없다. 아우디의 경우 RS7 등 4개 모델에 대한 재인증을 신정했지만, 폭스바겐은 아직 재인증 신청조차 못한 상태다.

폭스바겐코리아 관계자는 “워낙 많은 차종이 있고, 서류준비를 꼼꼼히 하고 있다”며 “정확히 언제 재인증을 신청할지 밝히기 어렵다”고 말했다.

설사 재인증을 신청한다 해도 문제다. 환경부가 이를 검토하는 기간도 적잖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환경부는 지난해 인증취소 및 판매정지 조치를 확정하며 “폭스바겐 측이 인증취소된 차량에 대해 인증을 다시 신청할 경우, 서류검토뿐 아니라 실제 실험을 포함한 확인검사를 실시하고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독일 폭스바겐 본사를 현장 방문해 철저한 검증을 실시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러한 상황을 고려하면, 폭스바겐코리아가 연내에 한 가지 모델이라도 판매를 재개할 가능성은 상당히 낮은 편이다.

수입차업계 관계자는 “환경부가 재인증시 현미경 검사를 공언한 만큼, 작은 꼬투리라도 잡히지 않기 위해 철저한 준비가 필요할 것”이라며 “재인증 검사 과정에서 재차 문제가 드러날 경우 여론은 더욱 악화될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판매재개가 여전히 요원한 가운데, 폭스바겐코리아의 고민은 점점 더 깊어질 전망이다. 손발이 묶인 딜러들에 대해 지원책을 이어가고는 있으나, 이들의 불만과 이탈은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평택항에 방치된 차량들도 풀기 힘든 숙제다. 올해 들어 일부 차량을 독일로 반송했지만, 여전히 1만5,000대 이상이 남아있는 상태다. 폭스바겐코리아 관계자는 “평택항 차량 처리 문제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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