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현민 행정관이 과거 저서에서 여성비하 및 왜곡된 성 의식을 드러내고도 자진 사퇴를 거부하자 국무위원 청문회에선 '탁현민 해임 건의 의사'를 묻는 질의가 반복해서 제기됐다. <뉴시스>

[시사위크=은진 기자] “장관이 된다면 탁현민 행정관 해임을 건의하시겠습니까?”

18일 열린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 청문회에서도 어김없이 이 질문이 나왔다. 김순례 자유한국당 의원은 질의에서 박 후보자에게 취임 후 탁 행정관 해임을 건의할 것인지 물었다. 박 후보자는 “신중히 생각해보겠다”며 “한 명의 사람을 쓰는 것은 특정 측면을 보는 게 아니라 전반적으로 살펴보면서 잃는 것이 얻는 것보다 크면 쓸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사실상 ‘해임 건의’ 거부 의사를 밝혔다.

박 후보자는 “현재 문재인 대통령의 비호를 받고 있는 탁 행정관이 저술한 ‘남자마음설명서’는 천박하기 이루 말할 수 없는 내용을 담고 있다. ‘스와핑’을 상상하고 임신한 선생님이 섹시했다는 등 명백한 성폭력과 성희롱 아니냐”는 질의에는 “맞다”고 동의 의사를 밝혔다.

탁현민 청와대 의전비서관실 행정관이 과거 저서에서 여성비하 및 왜곡된 성 의식을 드러내고도 자진 사퇴를 거부하자 국무위원 청문회에선 이 같은 질의가 반복해서 제기되고 있다.

지난 4일 진행된 정현백 여성가족부 장관 청문회는 ‘탁현민 청문회’를 방불케 할 정도로 탁 행정관의 여성관이 많이 거론됐다. 당시 청문위원들은 정 장관을 향해 “여가부 장관 후보자로서 탁 행정관의 거취 문제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밝혀야 한다”고 촉구했고, 정 장관은 “탁 행정관의 발언이 여성의 시각에서는 차별로 느껴지고 있다, 우려할 점이 있다고 생각해 이런 부분을 청와대에 전달했다”고 밝힌 바 있다.

유영민 미래창조과학부 장관도 인사청문회에서 탁 행정관의 저서 내용이 “부적절하다”고 언급한 바 있다. 역시 청문위원들은 “청와대에 탁 행정관 사직을 요구하겠느냐”고 질의했고 유 장관은 “하겠다”고 답했다.

이런 상황을 의식한 듯 탁 행정관은 이날 오후 늦게 복수의 언론과의 통화에서 “구체적인 날짜는 밝힐 수 없지만 적당한 때 직을 그만 두겠다”며 자진 사퇴의 뜻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문재인 대통령의 최측근 인사들이 줄줄이 탁 행정관을 옹호하고 있는 상황에서 실제 그의 거취가 어떻게 결론 날지는 두고 봐야 한다는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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