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대구·경북(TK) 지역이 핫플레이스로 급부상하고 있다.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TK 껴안기를 시작으로 보수야당인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도 TK 공략에 적극 나서는 모양새다. 사진은 지난 1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TK(대구·경북) 특별위원회 제1차 회의 전 기념촬영. 왼쪽부터 권칠승 간사, 홍의락 위원장, 김관용 경북도지사, 추미애 대표, 김연창 대구시 경제부시장, 김현권 간사. <뉴시스>

[시사위크=최영훈 기자] 대구·경북(TK) 지역이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핫플레이스로 급부상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자유한국당, 바른정당이 TK 껴안기에 집중하고 있기 때문이다. ‘TK 껴안기’의 포문을 연 곳은 집권여당인 민주당이다. 이에 질세라 한국당이 18일 ‘대구·경북 발전협의회’ 창립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지역 현안 챙기기에 나섰다. 바른정당 역시 19~20일 ‘참 보수를 찾습니다’ 행사의 일환으로 이혜훈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가 TK로 찾아간다.

TK 껴안기의 포문을 연 민주당은 지난달 14일 최고위원회에서 당내 신설기구로 ‘TK특별위원회’ 설치를 의결하고 대구 북구을이 지역구인 홍의락 의원을 위원장으로 임명한 바 있다. 이후 민주당은 지난 10일 국회에서 김관용 경북도지사와 권영진 대구시장, 대구·경북 관계자들과 함께 ‘TK특위’를 열고 지역 현안에 대해 논의했다.

이날 TK특위에서 추미애 대표는 “우리 당에서 대구경북은 험지였으나 결코 포기할 수 없는 지역”이라며 “산업화와 민주화를 선도해온 대구경북이 최근 활력을 잃어가고 있어 이제 민주당과 문재인 정부가 머리를 맞대고 대구경북의 비전을 함께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우원식 원내대표도 “민주당이 구체적인 비전과 개혁을 통해 대구경북의 신뢰받는 대안 세력이 되겠다는 생각을 갖고 특위를 발족했다”며 “여당 원내대표로서 든든하게 뒷받침해나가겠다”고 약속했다.

한편, 민주당 TK특위에서 대구시는 대구·경북 통합공항 이전 건설, 전기차 기반 자율주행차 선도도시 육성, 대구산업선 철도건설 등 지역 대선공약 이행을, 경북도는 첨단가속기 기반 신약·바이오 개발, 국제원자력 안전·연구단지 조성, 치매 국가책임제 선도모델 구축 등 지역 공약 사업 등에 대한 협조를 요청했다.

◇ ‘보수의 심장’ 주인 두고 경쟁하는 보수야당

민주당이 험지로 분류한 TK 껴안기에 나서는 것과 별개로 보수야당인 한국당·바른정당은 ‘보수의 심장’ 주인을 두고 지역 민심 잡기에 집중하고 있다. 사실상 보수정당 텃밭으로 분류되는 TK지역에서 민심을 얻지 못하면 내년 지방선거에서 한국당과 바른정당이 살아남기 힘들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이를 의식한 듯 홍준표 한국당 대표는 18일 열린 ‘한국당 대구·경북 발전협의회’ 창립대회에서 “한국 우파가 궤멸했던 상황에서 TK지역에서 새롭게 당을 재건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해줘서 정말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후한 평가를 주기도 했다. 이철우 최고위원도 창립대회 직후 브리핑에서 “TK가 우리 당의 중심이자 심장 역할을 했지만 지난 대선 때 우리 당 후보가 민주당은 물론 국민의당 후보에게도 휘둘리는 경우를 느꼈다”며 위기감을 강조하면서 “홍 대표가 대구를 6번이나 찾아간 이후에야 우리에게 관심을 줘 그나마 지난 선거에서 24%대 지지율을 획득하게 됐다. 그래서 이제 그런 사랑을 준 대구 경북에 대한 보답을 해야 한다”고 심경을 밝혔다.

이날 한국당은 대구·경북 발전협의회 창립대회에서 대구공항 이전, 물 산업 클러스터 대책, 박정희 전 대통령 탄생 100주년 기념우표 발행 등 지역 현안에 대해 TF를 구성하기로 했다.

한국당의 대구·경북발전협의회 창립에 맞서는 바른정당은 19~20일 이혜훈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가 대구·경북지역으로 총출동한다. 바른정당은 ‘참보수를 찾습니다’라는 전국투어 일환으로 진행되는 이번 대구·경북 방문에서 소위 ‘배신자 프레임’에서 벗어나기 위해 당력을 총집중할 계획이다.

이와 관련해 이혜훈 대표는 지난달 28일 <시사위크>와의 인터뷰에서 “소위 '배신자 프레임'에 속은 피해자가 집중 분포한 곳이 TK지역이라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TK지역 지지율이 한국당보다 낮을 수밖에 없다”면서 “이를 극복하는 방법은 이분들과 얼굴을 맞대는 식으로 직접 만나 '바른정당은 배신자'라는 오해를 풀어드리려 한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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