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 제조업체 토니모리가 배해동 토니모리 회장 일가가 지분 100%를 소유한 회사에 일감을 몰아주고 있어 주목된다.

[시사위크=정소현 기자]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일감몰아주기와 관련, 중견기업으로 확대해 제재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혀 재계가 긴장하고 있다. 실제 중견기업들의 경우, 법적 제재에서 벗어나 있다는 점 때문에 총수 일가에 대한 일감몰아주기가 보다 노골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경우가 적지 않다. 화장품 제조 및 판매업체 ‘토니모리’의 거래에 관심이 집중되는 것도 이와 맥이 닿아있다.

◇ 배해동 회장 일가 소유 ‘태성산업’의 생존법

2006년 7월 설립된 화장품 제조업체 토니모리는 배해동 회장 오너 일가가 66.12%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배해동 회장 32.11%를 비롯해 배 회장의 아내인 정숙인 씨가 17.01%, 자녀인 배진형·배성우 씨가 각각 8.50%를 보유한 상태다.

주목할 점은 토니모리에 화장품 용기를 납품하는 ‘태성산업’과의 관계다. 태성산업은 포장용 플라스틱 용기를 제조하는 업체로, 배해동 토니모리 회장 일가가 지분 100% 보유하고 있다. 배해동 회장의 가족회사인 셈이다. 현재 배해동 회장의 아내인 정숙인 씨가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배해동 회장 일가가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는 태성산업은 전체매출의 절반 이상이 토니모리 측과의 거래에서 발생하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개된 태성산업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제품매출액 660억원 중에서 350억 가까이가 토니모리로부터 나왔다. 여기에 토니모리 계열사들과의 거래까지 포함하면 381억원에 달한다. 지난해 태성산업 전체 매출(664억원)의 57.38% 규모다.

최근 3년간 토니모리와 태성산업의 거래규모는 평균 56%에 달한다. 2014년에는 전체매출액 536억 중 328억원의 매출이 토니모리 및 토니모리 계열사들로부터 나왔고, 2015년엔 전체매출 573억원 중 305억원이 토니모리 측 지원을 통해 발생했다. 토니모리를 비롯해, 토니모리 계열사가 배해동 회장 일가 소유의 회사에 일감을 몰아주고 있는 셈이다.

배해동(사진) 토니모리 회장 일가가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는 태성산업은 전체매출의 절반 이상이 토니모리 측과의 거래에서 발생하고 있다.

배해동 회장 일가는 일감몰아주기를 통해 태성산업에서도 매출수익을 얻고, 토니모리를 통해 배당수익을 챙기고 있다. 토니모리는 지난해 40억 규모의 배당을 실시했다. 배해동 회장 일가가 가져간 배당금은 27억원 정도로 추정된다. 토니모리는 최근 3년간 20억→35억→40억 수준으로 현금배당총액을 늘려왔다. 배해동 회장 일가 입장에선 ‘꿩먹고 알먹고’인 셈이다.

태성산업은 토니모리와 직접적인 지분관계가 없다. 토니모리의 계열사가 아니라, 오너 일가가 지분을 가진 특수관계법인이다. 현행 공정거래법상, 일감 몰아주기 증여세는 일감을 받는 법인(수혜법인)이 이익을 얻는 것을 전제로 한다. △수혜법인의 세후영업이익이 있고 △특수관계법인과의 거래비율이 법률로 정한 정상거래비율인 30%(중소·중견기업 50%)를 초과하며 △수혜법인의 지배주주와 그 친족의 주식보유 비율이 일정비율을 초과할 경우 일감 몰아주기로 판단해 과세한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은 총수 일가가 지분을 보유한 회사에 일감을 몰아주는 행위가 공정한 경쟁질서를 막고, 총수 일가에 부당한 이익을 몰아주는 행위로 보고 있다. 김 위원장은 5조원 미만 중견기업의 사익편취 행위에 대해 공정거래법상 부당내부거래 금지 규제를 엄정하게 집행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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