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와 쌍용차가 SUV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현대·기아자동차와 쌍용자동차가 국내 SUV시장에서 제대로 맞붙었다. 신차 출시를 통한 공세와 이에 대한 대응이 얽히고설켜 난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 끊이지 않는 위기설 속에 새로운 동력이 필요한 현대·기아차와 ‘SUV 명가 재건’을 기치로 내건 쌍용차의 SUV 전쟁에서 누가 웃게 될지 주목된다.

◇ G4 렉스턴-코나·스토닉 출시로 ‘난전 양상’

먼저 칼을 빼든 것은 쌍용차다. 지난 3월 서울모터쇼를 통해 G4 렉스턴을 공개했고, 4월부터 판매를 시작했다.

2015년 출시한 티볼리의 성공으로 쌍용차는 기나긴 적자터널에서 탈출하며 부활에 성공했다. 다음 주자로 프리미엄 대형 SUV G4 렉스턴을 출시한 것은 ‘SUV 명가’의 자존심 회복을 위한 선택이었다.

쌍용차는 G4 렉스턴의 경쟁자로 수입 프리미엄 대형 SUV를 지목했다. 하지만 더 직접적인 경쟁 상대는 현대·기아차의 대형 SUV인 맥스크루즈와 모하비였고, 조금 더 폭을 넓히면 중형 SUV 싼타페, 쏘렌토 등도 경쟁상대로 볼 수 있었다. 사실상 현대·기아차가 독점하고 있던 시장에 출사표를 던진 것이다.

6월부턴 현대·기아차가 공세에 나섰다. 현대차가 코나, 기아차가 스토닉을 연이어 출시한 것이다. 코나와 스토닉 모두 소형 SUV였다. 중형급 이상 SUV시장을 현대·기아차가 꽉 쥐고 있었다면, 소형 SUV는 쌍용차 티볼리의 몫이었다. 이번엔 현대·기아차가 쌍용차의 시장에 출사표를 던진 셈이다.

◇ 밀리면 끝장… 사활 건 경쟁 펼쳐질듯

이처럼 서로를 향해 칼을 빼든 현대·기아차와 쌍용차는 방패도 잊지 않았다.

코나와 스토닉의 공세에도 침착하게 표정관리를 하던 쌍용차는 지난 17일 ‘티볼리 아머’를 깜짝 선보였다. 한층 업그레이드된 티볼리 아머의 가장 큰 특징은 컬러 및 디자인 조합을 고객 스스로 선택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는 코나와 스토닉도 마찬가지다. 코나와 스토닉을 겨냥한 맞불 카드로 볼 수밖에 없다.

현대·기아차 역시 맞불을 놓는다. 오는 20일, 쏘렌토의 부분변경모델을 선보일 예정이다. 가장 큰 변화는 6단 자동변속기를 8단 자동변속기로 교체하는 것이다. 연비와 주행감, 가속력 등의 성능이 향상될 것으로 기대된다.

물론 쏘렌토는 G4 렉스턴과 완전히 같은 체급은 아니다. 하지만 소비자 입장에선 두 모델을 저울질할 만한 요소가 충분하다. 판매실적에 있어 서로 일정부분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이처럼 현대·기아차와 쌍용차는 불과 몇 개월 사이에 G4렉스턴, 코나, 스토닉 등의 신차와 티볼리, 쏘렌토의 새 버전을 출시하며 전선을 확대하고 있다.

결과에 따른 여파는 상당히 클 전망이다. 쌍용차는 G4 렉스턴을 통해 SUV 명가 재건을 꿈꾸고 있다. 하지만 그 사이 티볼리의 입지가 좁아진다면 또 다시 위기가 닥칠 수 있다. 따라서 티볼리의 위상을 지키면서 G4 렉스턴을 비상시켜야 한다.

국내 자동차업계 맏형인 현대·기아차에게도 SUV시장이 중요하긴 마찬가지다. 현대·기아차는 최근 전체적인 판매량이 감소세를 보이고 있으며, 위기설 또한 끊이지 않고 있다. 반등을 위해선 떠오르는 소형SUV 시장에서 성공을 거둬야 한다.

이와 관련 한 업계관계자는 “한국지엠과 르노삼성이 올해는 다소 잠잠한 가운데, 하반기엔 현대·기아차와 쌍용차의 SUV 경쟁이 치열하게 펼쳐질 것”이라며 “양측 모두 전력을 다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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