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권 토니버거 대표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국내 1세대 ‘커피왕’들이 줄줄이 고배를 들이키고 있다. 국내 토종커피 전문점 부흥의 토대를 닦았던 인사인 강훈 KH컴퍼니 대표도 이같은 운명을 피하지 못했다. KH컴퍼니는 최근 경영난을 이기지 못하고 계열사인 KJ마케팅과 함께 법원에 회생절차를 신청했다.

이런 가운데 실패를 딛고 재기를 노리고 있는 인사도 있다. 카페베네 창업주인 김선권 전 대표가 그 주인공이다. 그는 커피업계를 떠나 수제버거 브랜드 ‘토니버거’의 대표를 맡아 부활을 노리고 있다. 다만 업계 안팎에서 기대와 우려의 시선이 교차하는 분위기다.

◇ 무너진 커피왕 신화… 햄버거로 재기 성공할까

김선권 대표는 한때 프랜차이즈업계 ‘미다스의 손’으로 불렸던 인사다. 2008년 설립한 국내 토종 커피 브랜드인 카페베네를 단기간에 업계 1위로 성장시키며 커피 프랜차이즈의 호황을 이끌었다. 카페베네는 전성기인 2010~2012년 매출이 2,200억원까지 치솟았다. 매장수는 1,000개를 훌쩍 넘었다.

그러나 무리한 외식사업 확장과 정부의 규제 강화에 발목이 잡히면서 2013년부터 쇠락기를 걷기 시작했다. 결국 실적 부진과 재무구조 악화가 심화되면서 김선권 대표는 2015년 말 사모펀드에 경영권을 매각하고 회사를 떠났다. 그의 ‘성공신화’ 역시 명성을 잃게 됐다.

재기를 모색하던 그가 선택한 것은 햄버거 프랜차이즈 사업이다. 김 대표는 미스코리아 출신 요리사 홍다현 씨와 동업해 2015년 10월 ‘토니버거’를 론칭했다. 그리고 지난해 말에는 대표이사로 공식 올라서며 경영 전면에 등장했다.

토니버거는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청담동에 1호 매장을 낸 것을 시작으로 1년6개월만에 매장수를 70개까지 늘렸다. 매장수가 늘어난 덕분에 이익도 빠르게 개선됐다. 지난해 매출 82억7,000만원, 순이익이 2억5,200만원을 내며 흑자 전환한 것으로 알려졌다. 토니버거는 가성비 높은 수제버거를 지향하며 고급 버거와 패스트푸드 버거 사이의 틈새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또 송승헌과 홍석천 등 유명 연예인을 앞세워 공격적인 마케팅 전략도 활발히 펼치고 있다.

◇ 토니버거 가파른 점포 확장… 업계 '기대반 우려반'

다만 업계에서는 이같은 가파른 성장 속도에 한편으로는 우려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 점포 확장과 마케팅 전력에만 주력하다 과거와 같은 실패를 되풀이 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적지 않은 것이다.

게다가 시장상황이 녹록지 않은 점도 부담으로 지목된다. 햄버거 프랜차이즈 업계는 이미 포화상태라는 게 업계의 일반적인 시선이다. 수제버거 역시 최근 열풍이 일면서 경쟁업체들이 크게 증가했다. 여기에 최근 ‘햄버거병’ 논란까지 불거져면서 햄버거 식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우려도 커진 상태다.

정부의 감시도 한층 더 강화되고 있다. 정부는 최근 프랜차이즈업계의 불공정 관행에 대해 대대적인 점검에 들어갔다. 과연 이같은 상황에서 김선권 대표가 잃어버린 명성을 되찾아 부활에 성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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