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전 대통령이 건강상의 이유로 법원 출석을 제멋대로 하고 있다. 서울구치소 측은 “입소 때와 비교해 큰 차이가 없다”며 박근혜 전 대통령의 건강이상설을 부인했다. <뉴시스>

[시사위크=소미연 기자] 박근혜 전 대통령이 20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39차 공판에 출석했다. 이전과 다름없는 모습이었다. 교도관의 부축을 받을 만큼 거동이 불편하지 않았고, 다소 흐트러졌지만 올림머리도 완성했다. 달라진 것은 신발이었다. 그는 지난 7일 문지방에 왼쪽 네 번째 발가락을 부딪힌 이후부터 구두 대신 샌들을 신었다. 통증을 이유로 세 차례 법원 출석을 거부했으나, 법원에서 강제 구인 가능성을 시사하자 출석에 응했다.

하지만 박근혜 전 대통령은 전날 법원 출석을 또다시 거부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뇌물공여 혐의에 대한 재판 증인으로 채택됐지만,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했다. 이유는 두 가지다. 건강상의 문제와 자신 또한 이미 뇌물죄로 형사재판을 받고 있다는 것. 이날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박근혜 전 대통령이 수감 중인 서울구치소를 통해 구인영장 집행을 시도했지만 결국 빈손으로 돌아와야 했다. 다음날인 20일 박근혜 전 대통령은 다시 법원에 출석했다.

법원과 검찰로선 난처한 상황일 수밖에 없다. 전직 대통령인데다 여성이고, 건강상의 문제를 내세우고 있는 만큼 강제력을 동원하기엔 적절치 못하다는 게 공통된 시선이다. 서울구치소 측의 입장도 다르지 않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계속해서 건강이 좋지 못하다고 얘길하지만, 의무과 진찰 결과에선 특이 소견을 발견하지 못했던 것이다. 발가락 부상이 그 일례다.

의무과는 연고 처방으로 끝낼 만큼 큰 부상이 아니라고 판단했다. 반면 유영하 변호사는 접견 당시 박근혜 전 대통령이 휠체어를 타고 이동할 정도로 통증이 심하다고 주장했다. 이후에도 박근혜 전 대통령의 건강을 둘러싼 뒷말은 계속됐다. 신동욱 공화당 총재는 언론보도를 인용해 “(박근혜 전 대통령이) 저녁 식사를 마치고 30분 뒤에 다시 저녁 식사를 달라고 했다든지, 취침 전에 벽을 보고 전혀 알 수 없는 언어로 주문을 외운다든지 횡설수설했다”면서 우려를 나타냈다.

특히 신동욱 총재는 한 라디오 방송에서 “듣기로는 7월말경에 변호인 측에서 건강상의 이유로 보석신청을 준비 중에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서울구치소 측은 의아한 표정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규칙적으로 식사와 수면을 하고 있는 만큼 “건강 상태는 입소 때와 비교해 큰 차이가 없다”는 판단에서다. 구치소 의무과는 매주 한 차례씩 박근혜 전 대통령의 진료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박근혜 전 대통령의 피로도가 높은 것으로 보인다. 일주일에 4번씩 재판을 받고 있는데 대한 스트레스이기도 하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박근혜 전 대통령은 구치소에서 판매하는 피로회복제와 비타민C 등을 구입해 복용하고 있다. 과거 박근혜 전 대통령은 만성 피로를 자주 호소하며 비선진료를 통해 태반주사 등을 처방받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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