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SCO그룹의 계열사 대유코아와의 내부거래가 도마위에 오르고 있다.  <홈페이지 갈무리>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새 정부가 재벌 집단의 ‘일감몰아주기 적폐 청산’에 칼을 빼든 가운데 KISCO그룹(舊 한국철강그룹)의 내부거래 문제가 새삼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오너일가 100% 지분을 보유한 계열사인 대유코아가 여전히 매출의 30% 가까이를 계열사들와의 거래를 통해 올리고 있어서다. 한때 내부거래 비중이 50% 수준까지 치솟았던 때와 비교하면 낮아진 규모지만 오너일가의 현금창구 역할은 여전히 톡톡히 하고 있다.

◇ 오너일가 회사 대유코아, 내부거래 도마위

KISCO그룹(옛 한국철강그룹)은 동국제강그룹 창업주인 장경호 회장의 6남인 고(故) 장상돈 전 회장이 한국철강을 2001년 계열 분리해 독립하면서 출범한 기업 집단이다. 계열 분리 후 장상돈 전 회장은 인수합병(M&A)과 지주회사(KISCO홀딩스) 설립을 통해 그룹의 외형을 확대하고 현재의 지배구조를 구축했다. 그가 올해 초 별세한 뒤에는 차남인 장세홍 대표이사(KISCO홀딩스 최대주주)가 그룹 전반의 경영을 맡고 있다. 나머지 두 아들도 그룹 계열사 경영에 참여하고 있다.

계열사인 대유코아는 한국철강이 동국제강그룹에서 계열 분리가 추진되던 해에 세워진 곳이다. 2001년 4월 설립된 이 회사는 공업용 가스의 제조와 광산물 가공 및 판매업을 주요 사업 목적으로 하고 있다. 지분의 100%는 오너일가가 모두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주주구성을 살펴보면  장상돈 전 회장의 딸인 인희와 인영 씨가 지분을 각각 46.22%, 37.11%를 보유하고 있다. 나머지 지분 16.67%는 장 전 회장의 부인 신금순 여사가 보유하고 있다. 두 딸은 2010년말까지만 해도 지분율이 3.7%에 불과했으나 이듬해 세 명의 남자 형제들로부터 지분을 인수해 대주주로 올라섰다.

이 회사가 수년전부터 세간의 도마 위에 오른 이유는 내부거래 때문이었다. 이 회사는 그룹 계열사들로부터 꾸준히 일감을 받아 안정적인 매출을 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몇 년간 매출액 대비 내부거래 비중을 살펴보면 2012년 48%, 2013년 44.1%, 2014년 37.5%, 2015년 30.7%로 나타났다. 지난해에도 매출액(221억원)의 30%인 67억원을 내부거래를 통해 올렸다. 주요 거래 계열사는 영흥철강, 한국철강, 한국특수형강, 환영철강공업 등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한국철강과의 내부 거래 매출이 28억원에 달했다.

◇ 오너일가, 매년 20억대 짭짤한 배당 수익 

이같은 안정적인 내부거래로 성장한 이 회사는 오너일가에게 매년 수십억원대의 짭짤한 배당 수익을 안기고 있다.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대유코아는 지난해 총 24억7,258만원의 배당금을 오너일가에게 안겼다. 전년도 배당금도 26억원에 달했다. 2012년부터 매출과 순이익이 뒷걸음질치는 모습을 보였지만 최근 5년간 매년 20억원 이상의 배당금이 꼬박꼬박 집행됐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오너일가의 배를 불려주기 위해 일감몰아주기가 자행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곱지 않는 시선이 꾸준히 제기돼왔다. 그러나 정작 KISCO그룹 측은 크게 아랑곳하지 않는 분위기다. KISCO그룹 관계자는 이같은 문제에 대해 “별다르게 할말이 없다”는 입장만을 전했다.

한편 공정거래위원회는 자산 5조원 이상의 총수있는 기업집단 45개를 점검하고 있다. 편법승계와 부당지원 의혹을 받고 있는 하림그룹에 대한 직권조사를 시작으로 재벌 대기업 집단의 ‘일감몰아주기 적폐 척결’에 시동을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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