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일 부산 해운대구에 있는 해운정사를 방문한 홍라희 전 관장의 모습. 이날 홍 전 관장이 일본의 디자이너브랜드인 이세이 미야케의 바오바오백(사진)을 착용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일부 인터넷 카페와 커뮤니티에서는 화제가 됐다. < YTN 캡쳐 >

[시사위크=범찬희 기자] 삼성전자 이건희 회장의 부인인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 관장이 연일 화제다. 외부에 쉽게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홍라희 전 관장의 근황이 담긴 사진이 언론에 공개되면서, 네티즌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특히 재계 패셔니스타로 유명한 홍라희 전 관장의 ‘사찰패션’에 대중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 네티즌 이목 사로잡은 홍라희 전 관장의 ‘사찰패션’

지난 20일 홍라희 전 관장이 부산 해운대구에 있는 해운정사를 찾아 수륙재(水陸齋)를 지내는 모습이 외부에 공개됐다. 수륙재란 불교에서 물과 육지에 있는 외로운 영혼을 달래며 불법을 강설하고 음식을 베푸는 종교의식을 말한다.

섭씨 30도가 넘는 폭염 속에 홍 전 관장이 부산의 사찰을 찾아 수륙재를 지낸 배경에는, 병상에 누워있는 남편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과 구치소에 수감 중인 아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위한 기도를 드리기 위한 것이란 해석이 나오고 있다.

무엇보다 네티즌들의 눈길을 사로잡은 건 홍라희 전 관장의 ‘패션’이었다. 재벌가 인사 가운데서도 패션에 대한 조예가 남다른 것으로 알려진 홍 전 관장은 이날 사찰이라는 장소에 걸 맞는 수수한 옷차림을 하면서도, 재력가의 품위를 잃지 않는 남다른 패션 감각을 선보였다.

일단 하의는 널찍한 통의 차콜색 조거팬츠를 착용해 마치 승복을 입은 듯 한 착각을 불러일으켰다. 여기에 상의는 흰색 계통의 여러 벌의 옷을 레이어드해 승복이 아닌 사복 느낌이 나도록 연출했다. 신발도 하의에 맞춰 네이비 컬러의 스니커즈를 착용해 전체 의상과 색감을 통일시킴과 동시에 보다 젊고 활동적인 분위기를 자아냈다.

자칫 밋밋하게 느껴질 수 있는 옷차림을 보완하기 위한 액세서리도 빼놓지 않았다. 여기엔 불교용품인 염주를 적극 활용했다. 왼팔에 착용한 복수의 빨간색, 감색 염주는 홍라희 전 관장이 불교 신자임을 한 눈에 알 수 있게 해주는 것과 동시에, 무채색 의상이 주는 단조로움을 보완해주는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가장 화제가 된 건 핸드백이었다. 에메랄드 톤의 핸드백이야 말로 이날 홍라희 전 관장의 ‘사찰패션’을 완성해 주는 화룡점정이었다. 인터넷 카페나 각종 커뮤니티에서 홍 전 관장의 모습을 본 많은 네티즌들의 주요 얘깃거리 가운데 하나가 바로 핸드백이었다. 핸드백 고유의 패턴 덕분에 적지 않은 네티즌들이 단번에 홍 전 관장이 착용한 핸드백이 일본 디자이너브랜드인 ‘이세이 미야케’의 ‘바오바오백’임을 알아챘다.

◇ 여성 취향 저격 ‘바오바오백’… 2010년 삼성물산이 들여와

바오바오백은 삼각형과 사각형 배열을 조합해 디자인한 것이 특징이다. 여기에 기본 컬러인 검정에서부터 핑크, 골드 등의 색깔을 입혀 20~60대까지 다양한 연령대 여성들의 구매욕을 자극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삼성물산 패션부문에서 독점 수입해 판매하고 있다. 지난 2002년 이세이 미야키의 정식 수입을 시작한 삼성물산은 2010년부터 바오바오백의 디스트리뷰터로도 활동하고 있다.

그래서일까. 홍 전 관장은 바오바오백 말고도 평소 이세이 미야케를 즐겨 입는 마니아로 세간에 널리 알려졌다. 여기에는 단순히 삼성물산이 수입하는 브랜드라는 이유 말고도 이세이 미야케가 가진 단조로우면서도 우아한 느낌이 홍 전 관장의 취향과 맞아 떨어진다는 얘기가 패션 업계에서 전해지고 있다.

과거 한 시사월간지에 실린 화랑 관계자의 인터뷰는 홍 전 관장의 이세이 미야키를 향한 애정을 잘 보여준다. 지난 2008년 <신동아>는 한때 화랑업계에 종사했던 관계자의 말을 빌어 “이세이 미야케라는 일본 디자인 브랜드가 있다. 제일모직에서 수입했는데, 홍라희 관장이 좋아한다”며 “대형 갤러리 여주인들이 홍 관장을 따라서 그 옷을 입는 바람에 ‘갤러리 관장 유니폼’이라는 별명까지 얻었다”고 전했다.

여기서 문득 드는 궁금증 하나. 그렇다면 홍라희 전 관장은 회사로부터 협찬을 받고 있는 것일까. 이와 관련 삼성물산 관계자는 “회사에서 홍라희 전 관장님께 옷이나 핸드백을 제공하고 있는 건 아니며, 홍 전 관장님 개인적으로 매장에서 구입해서 착용하시는 걸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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