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혜훈 바른정당 대표가 20일 오후 경북 구미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 추모관으로 들어가고 있다. 이날 이혜훈 대표의 방문에 앞서 일부 보수단체 회원들은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에서 집회를 열고 거칠게 항의했다. <뉴시스>

[시사위크=최영훈 기자] 바른정당이 TK(대구·경북) 지역에서 ‘바른정당 주인찾기’라는 이름으로 진행한 민생투어에서 혼쭐이 났다. 지난 19~20일 TK 지역을 찾은 이혜훈 대표와 주호영 원내대표 등 당 지도부와 유승민 의원은 대구 동성로에서 보수단체의 야유를 받았고,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에서는 ‘물세례’를 맞았다.

‘배신자 프레임’을 해소하기 위해 찾은 TK지역이었지만, 바른정당에 대한 비판적인 시각은 여전했다는 게 지역 정가의 평가다.

민생투어 첫날인 지난 19일 대구 동성로를 찾은 바른정당은 경찰의 호위를 받으며 시민과의 만남 행사를 치렀다. 당시 현장에 있던 보수단체 회원들은 “배신자들 죄받을 끼다. 고마 대구를 떠나고 자폭해라”는 등 원색적인 비난을 쏟아내며 피켓을 들고 시위했다.

지난 20일, 바른정당 지도부가 경북 구미의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를 찾았을 때 보수단체의 항의는 더 거칠었다. 열댓명 안팎의 보수단체 회원들은 이들의 방문을 저지하는 과정에서 거친 몸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일부 회원들은 “대통령 배신한 X가 어디를 오냐”, “양심이 있다면 이곳에 올 생각을 할 수 없다. 배신자들은 응분의 대가를 치러야 한다”고 거칠게 항의했다. 이에 이혜훈 대표 등 당 지도부는 추모관에서 짧게 묵념만 하고 서둘러 빠져나갔다.

다만, 지난 19일 대구 치맥페스티벌에서 만난 젊은층들은 바른정당 지도부 방문을 반겼다. 이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와 셀카를 찍고 사인도 받는 등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연출됐다. 
 
 ◇ 수도권 입당설명회 개최하는 바른정당…’우호적 여론 기대’

TK지역에서 거센 반발에 부딪쳤던 바른정당이 오는 22일 수도권의 젊은 보수층 공략에 나선다. 바른정당은 이날 경기 수원에서 입당설명회를 열고 당의 간판 스타들을 대거 초청해 강연회도 마련할 예정이다.

‘나도 바른정당 입당한다’라는 이름으로 진행되는 입당설명회에는 남경필 경기도지사, 김무성·정병국·유의동 의원, 정문헌 사무총장 등이 강연자로 나선다. 남 지사는 ‘남경필이 선택한 바른정당’을, 김 의원은 ‘정치 9단이 이야기하는 재미있는 정치 이야기’를 주제로 강연한다. 이와 함께 이 대표, 정 의원, 유 의원, 정미경 전 의원 등과 함께 '즉문즉답' 시간도 가질 예정이다.

이날 행사에 대해 바른정당은 “정당이 수동적인 자세에서 벗어나 열린 정치를 통해 신입당원을 적극적으로 모집하기 위해 마련한 것”이라면서 “당원들에게 재미있고 정치에 흥미를 느낄 수 있는 프로그램을 제공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바른정당은 지난 대선에서 수도권 젊은 보수층으로부터 우호적인 관심을 받았다.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당의 외연확장이 중요한 숙제로 꼽히고 있는만큼 수도권 젊은 보수층 공략은 꼭 필요한 작업인 셈이다.

이와 관련해 이 대표는 지난달 28일 <시사위크>와의 인터뷰에서 당 지지율 제고 차원에서 꺼내든 ‘외부인사 수혈’을 두고 “주로 젊은 층을 (외부인사로 수혈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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