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7월 콜러노비타가 신제품 ‘참 편한 비데, 컴포트’ 출시를 기념해 서울 홍대에서 임시 운용한 팝업스토어 ‘컴포트 카페'의 모습. <노비타 홈페이지>

[시사위크=범찬희 기자] 국내 비데 시장에서 점유율 2위를 차지하고 있는 업체이자 가습기, 전기밥솥 등 소형가전제품을 전문으로 취급하는 노비타. 1984년 삼성전자 자회사인 한일가전을 모태로 토종기업의 DNA를 안고 태어난 이 회사가 오늘날 사모펀드(PEF)와 외국 기업의 곳간을 채워주고 있다는 지적이 나와 관심이 집중된다. 새 주인 된 사모펀드와 글로벌 기업 아래서 회사 실적과는 무관한 고배당 정책이 잇따라 이뤄지고 있어서다.

◇ 사모펀드‧글로벌 자본 먹잇감 된 토종 비데 업체

30년 역사를 자랑하는 노비타에서 본격적인 배당이 이뤄진 건 2005년부터다. 금융감독원에 노비타의 감사보고서가 공개되기 시작한 1999년 이후 한 차례의 배당도 이뤄지지 않던 이 회사에서 16년 만에 배당 정책이 이뤄진 건 당시 노비타에 커다란 변화가 생겼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회사의 주인이 바뀌었다. 노비타의 새 주인이 된 한 대기업 계열의 사모펀드 운용사는 노비타의 한 해 순이익을 초과하는 돈을 배당으로 지급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2005년 5월 노비타의 지분 100%를 인수한 두산그룹의 투자계열사 네오플럭스는 배당성향 138.5%의 배당을 실시해 29억9,280만원을 챙겼다.

이듬해 노비타의 당기순이익이 증가하면서 배당규모 역시 덩달아 뛰었다. 2006년 매출 1,012억2,498만원, 영업익 52억7,868만원을 기록해 56억원 가량의 당기순이익을 달성한 노비타는 배당성향 141.82% 초고배당을 실시해 주주들에게 79억5,540만원을 돌려줬다. 그 수혜는 기존 최대주주인 네오플럭스(67%)와 2대 주주로 등극한 또 다른 사모펀드 보고엔에스디투자목적회사(28.4%) 등에게 돌아갔다.

2007년과 2008년 두 차례 휴식기를 가진 뒤 노비타의 배당행진은 계속됐다. 네오플럭스를 이어 새롭게 최대주주(86%)에 오른 보고펀드는 그해 노비타가 25억9,810만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한 가운데서도, 배당으로만 31억5,581만원을 가져갔다. 노비타가 82억9,096만원의 순이익을 내면서 흑자로 전환한 2010년에는 50억(배당성향 60.3%)을 배당금으로 수령했다.

2011년 노비타는 또 다시 새 주인을 맞는다. 삼성전자와 두 번의 사모펀드에 이어 노비타의 4번째 주인이 된 주인공은 미국의 주방 및 욕실용품 전문 기업인 콜러(Kohler). 노비타는 콜러의 아시아 태평양 지역 자회사인 천안콜러새니터리웨어에 지분 100%가 매각된다. 매각 작업이 마무리된 2012년에는 회사의 법인명도 콜러노비타로 새롭게 변경된다.

◇ 빨간불 켜진 한국 시장… 미국 본사는 배당금 ‘꿀꺽’

그로부터 2년 뒤 노비타는 5년 만에 적자 전환되는 운명에 처한다. 2014년에 각각 18억3,822만원과 6억5,919만원의 영업적자와 당기순손실을 입게 되는 것인데, 그해 노티바에서는 창사이래 최대 규모의 배당이 이뤄진다. 중간배당으로 지출된 금액은 110억원. 이 돈은 고스란히 주주인 천안콜러새니터리웨어를 통해 지배기업인 미국 위스콘신 본사로 흘러갈 수 없게 구조다.

140년여 간 전 세계 주방, 욕실 업계의 트렌드를 이끌어 왔다는 평가받는 콜러가 한국 시장 점유율 확대를 위한 인수한 노비타의 자본을 자국으로 유출했다는 논란이 제기될 수 있는 대목이다. 그것도 노비타의 수익성에 빨간불이 켜진 악조건 속에서 한해 수이익을 훌쩍 넘는 배당금을 챙겼다는 점에서 더 큰 논란의 소지를 남기고 있다.

이와 관련 본지는 노비타 측의 공식적인 입장을 듣고자 수차례 연락을 시도했으나, 회사 관계자로부터 답변을 들을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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