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담배 판매량이 2년 연속 17억갑을 넘어섰다.

[시사위크=서강재 기자] 지금은 감옥에 갇혀있는 문형표 전 보건복지부 장관. 그는 2015년 담뱃값 인상을 주도한 인물이기도 하다. 당시 그가 내세우고 설파한 논리는 ‘국민 건강 증진’이었다. 담뱃값을 인상하면 금연이 증가하고, 결과적으로 국민 건강이 증진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정부의 세수확보를 위한 ‘핑계’에 불과하다는 지적도 강하게 제기됐다.

어쨌든 담뱃값은 올랐고, 흡연자들은 충격과 혼란에 빠졌다. 담뱃값 인상을 전후로 사재기 현상이 나타나기도 했다. 실제로 경제적 이유를 들어 금연에 나서는 이들도 있었다. 일부는 국가 정책에 반발해 금연을 하기도 했다.

그리고 어느덧 담뱃값 인상 3년차를 맞았다. “시간이 약”이란 말이 있듯, 이제 보통 4,500원하는 담뱃값에 많이 적응된 모습이다. 하지만 이와 더불어 ‘금연효과’는 연기처럼 사라지고 있는 모양새다.

올 상반기 국내에서 판매된 담배는 총 17억2,000만갑. 이는 지난해 상반기 17억8,000만갑에 비해 다소 줄은 것이지만, 2년 연속 17억갑을 넘긴 것이기도 하다.

담뱃값이 오르기 전인 2014년엔 상반기에만 20억3,000만갑의 담배가 판매됐다. 이듬해인 2015년 담뱃값이 인상되자 상반기 담배 판매량은 14억6,000만갑으로 뚝 떨어졌다. 그러나 이후 2년 연속 17억갑을 넘기며 금연효과를 말하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

미소를 짓는 것은 정부다. 올해도 담배를 통해서만 10조원이 넘는 세수확보가 예상된다. 아울러 새 정부의 ‘소득주도 성장’ 방침에 따라 최저임금이 오르고, 비정규직 등의 열악한 환경이 개선됨에 따라 담배 판매량도 더 증가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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