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송영길·손혜원 의원이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인 고(故) 김군자 할머니의 빈소에서 엄지를 치켜들며 밝은 표정으로 촬영한 기념사진이 공개돼 논란이 일고있다. 논란이 된 사진 일부.

[시사위크=김민성 기자] 더불어민주당 송영길·손혜원 의원이 구설에 올랐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고(故) 김군자 할머니의 빈소에서 촬영한 기념사진이 논란이 됐다. SNS를 통해 공개된 당시 사진에 엄지를 치켜세운 채 환하게 웃고 있는 모습이 담겨있었던 것. 두 의원은 즉각 사과했지만, ‘장례식장’이라는 장소에서의 적절치 못한 행동을 두고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송영길·손혜원 의원이 고 김군자 할머니의 장례식장을 찾은 것은 지난 24일. 전날(23일) 손혜원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김군자 할머니 빈소가 쓸쓸하다고 한다”며 ‘문상 번개’를 제안했고, 이에 뜻을 같이한 이들이 이날 함께 모여 조문을 했다.

논란의 발단은 ‘기념사진’을 촬영하면서다. 당시 ‘문상 번개’ 참석자 중 일부가 오는 8월 15일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의 숙소인 ‘나눔의 집’에서 봉사활동을 하자고 제안했고 이를 확인하는 차원에서 사진 촬영이 진행된 것인데, 송영길·손혜원 의원을 포함한 몇 명이 엄지를 치켜세운 채 환하게 웃고 있는 모습이 사진에 담기면서 상황은 반전을 맞았다.

SNS를 통해 해당 사진을 접한 네티즌들은 장례식장이라는 장소에서의 부적절한 행동에 일침을 가했다. 무엇보다 고인이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중 한 명으로, 생전에 한을 풀지 못하고 억울하게 세상을 떠난 상황에 웃음과 엄지척은 도를 넘어선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취지도 좋았고, ‘엄지 척’이 나오게 된 당시 분위기도 이해는 되지만, 장소에 어울리지 않는 ‘넘치는 결의’가 결국 화를 부른 것이다.

정치권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쏟아졌다.

자유한국당 전희경 대변인은 구두논평에서 “망자의 영면을 빌어야 할 조문 자리에서 엄치를 치켜세우며 기념사진을 촬영하는 것은 매우 부적절하다”고 비판했고, 국민의당 김유정 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두 의원과 함께 민주당 당 차원의 즉각적인 사죄는 물론 국회 윤리위 회부 등 책임 있는 조치를 촉구한다”고 말했다.

논란이 커지자 송영길 의원과 손혜원 의원은 큰 상처를 드렸다며 사과했다.

송영길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김군자 할머니 장례식장에서 찍은 사진으로 ‘위안부’를 포함한 일제 강점기의 만행에 분노하고 김군자 할머니의 명복을 기리는 모든 분께 큰 상처를 드렸다”고 사과했다. 이어 “정치인으로서 일제 강점기 청산과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 나갈 것을 고민해야 할 때 잠깐의 감정에 취했던 저의 부족함에 다시 한 번 고개 숙여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손혜원 의원 역시 이날 오후 입장문을 배포하고 “평소에 뵙고 싶었던 분들과 사진을 찍으면서 장례식장의 추모 분위기에 맞지 않은 엄지척 제스처를 취한 점은 제가 경솔했다”며 “저 때문에 뜻하지 않게 구설에 오른 송 의원과 시민들께도 사과드린다. 부디 이분들의 의미있는 참여까지 폄하되는 일은 없었으면 하는 바람이다”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