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우는 신성재 부회장과 정윤이 해비치호텔리조트 전무의 결혼 이후 급성장했다. 하지만 두 사람의 이혼 후에는 매출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최근 재계의 화두 중 하나로 떠오른 것은 바로 이혼이다.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을 상대로 이혼 조정을 신청했고,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임우재 전 삼성전기 고문의 이혼 소송은 최근 1심 판결이 내려졌다.

이런 가운데 혼사를 통해 크게 성장한 뒤 이혼이란 변수를 맞았던 ‘삼우’의 행보에 관심이 집중된다.

◇ 10년 만에 매출 30배 이상… 삼우의 ‘폭풍성장’

자동차 A/S 부품 보관용기와 팔레트 등을 생산하던 삼우는 평범한 중소업체였다. 그랬던 삼우가 특별해지기 시작한 것은 1997년이다. 섬유사업을 하던 신용인 회장이 삼우를 사들인 뒤, 이듬해 현대정공(현 현대모비스)의 트럭 및 버스 휠 제조부문까지 인수했다.

신용인 회장은 신성재 삼우 부회장의 부친이다. 신성재 부회장은 1997년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의 셋째 딸 정윤이 해비치호텔리조트 전무와 결혼했다. 1995년 현대정공에 입사해 정윤이 전무와 인연을 맺은 것으로 전해진다.

삼우는 두 가문 사이의 ‘정표’와도 같은 것이었다. 1999년 현대차그룹 1차 협력사로 지정됐고, ‘폭풍 성장’을 이어갔다. 최근 화두로 떠오른 ‘일감 몰아주기’를 통해 삼우는 쑥쑥 커나갔다.

1998년 현대하이스코로 옮긴 신성재 부회장이 2005년 사장 자리에 오르자, 삼우 역시 또 한 번 도약했다. 당진에 공장을 짓고, 자동차용 강판 사업에 뛰어든 것이다. 현대차그룹 울타리 안에서 삼우는 안정적으로 덩치를 키웠다.

2005년 323억원이었던 삼우의 매출액은 2006년 779억원, 2007년 1,647억원, 2008년 2,797억원, 2009년 3,768억원으로 급증했다. 이후에도 마찬가지다. 2010년 5,590억원, 2011년 8,165억원, 2012년 8,845억원, 2013년 9,063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했다. 10년여 만에 매출액이 30배 넘게 증가한 것이다.

이 당시 삼우 매출에서 현대차그룹이 차지하는 비중은 늘 80%가 넘었다. 현대차그룹 계열사 중 내부거래 비중이 가장 높은 곳이었다.

하지만 2014년 또 한 번 반전이 찾아온다. 신성재 부회장과 정윤이 전무가 이혼한 것이다. 신성재 사장은 그해 현대하이스코 사장 자리에서 물러났고, 삼우는 현대차그룹 계열사에서 제외됐다. 신성재 부회장과 정윤이 전무가 부부에서 남남이 됐듯, 현대차그룹과 삼우의 연결고리도 사라졌다.

당시 재계 및 업계에서는 삼우가 큰 위기를 겪을 것이란 우려가 쏟아졌다. 현대차그룹 의존도가 워낙 컸던 탓이다.

2004년 이후 삼우의 연간 매출액 추이. 2013년을 정점으로 하락세로 돌아섰다.

◇ 이혼 이후 매출 하락세… 내실은 더 튼튼

실제 삼우는 2014년 이후 매출액이 매년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2014년 매출액 8,395억원, 2015년 8,051억원을 기록하더니 지난해에는 7,626억원으로 떨어졌다.

현대차그룹은 이혼 이후에도 삼우와 계속 거래를 하고 있다. 다만 ‘전폭적인 지원’은 이제 없다. 업계관계자는 “현대차그룹 입장에서도 원활한 부품 공급을 위해 당장 거래를 끊을 수 없는 구조”라며 “예전에는 최우선 거래처였던 삼우가 이제 그렇지 않은 것 정도가 변화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현대차그룹의 생산 감소세도 삼우의 실적 하락에 영향을 줬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혼 이후 삼우에 어두운 그림자만 드리우고 있는 것은 아니다. 매출 규모는 조금씩 줄어들고 있지만, 내실은 탄탄해지고 있다.

삼우는 지난해 매출이 전년 대비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271억원으로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2015년 영업이익은 273억원이었다. 당기순이익은 오히려 증가했다. 2015년 115억원이었던 것이 지난해 129억원으로 올랐다. 역대 최대 당기순이익이다.

2012년 723%, 2013년 519%, 2014년 530%에 달했던 부채비율도 지난해 347%까지 떨어졌다.

삼우는 현대차그룹과의 거래관계를 원만하게 유지하는 동시에, 지나친 의존도를 줄여나가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삼우 관계자로부터 구체적인 답변을 들을 수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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