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카카오뱅크가 공식 출범했다. 사진은 카카오뱅크 경영진 등 참석자가 비데이(B-day) 출범식에서 언베일링 세레머니를 하고 있는 모습. <카카오뱅크 제공>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국내 2호 인터넷전문은행인 카카오뱅크가 27일 오전 7시부터 공식 서비스를 시작했다. 플랫폼과 이용 편리성, 금리 혜택을 앞세운 카카오뱅크는 서비스 10시간 만에 14만계좌를 돌파하며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 7분만에 계좌 개설 … 더 빨리지고 편리해졌다 

카카오뱅크는 이날 오전 10시 서울 서초구 올림픽대로 세빛섬에서 출범식을 가졌다. 높은 관심을 반영하듯 많은 취재진이 간담회장을 일찌감치 채웠다. 최종구 금융위원장과 여야 의원, 취재진 등 300여명이 넘는 인원이 이날 간담회에 참석했다.

2년간의 준비 끝에 서비스를 출범시킨 이용우·윤호영 카카오뱅크 공동대표는 들뜬 표정으로 단상 위에 올랐다. 먼저 이용우 대표는 “우리가 가진 기존의 상식을 깨고자 했다”는 말로 준비 과정의 소회를 전했다. 기존 은행의 프로세스를 재해석하고 그 속에 숨은 불편함을 찾아내 서비스와 혜택을 극대화하는데 주안점을 뒀다는 의미였다.

이 대표의 설명에 따르면 카카오뱅크는 ‘같지만 다른 은행’을 모토로 내세웠다. 기존 은행과 같은 업무를 제공하지만 서비스와 혜택 면에서는 기존에 없는 혁신성을 제공하겠다는 포부를 담고 있다. 실제로 시중은행들의 모바일서비스는 물론 국내 1호 인터넷전문은행인 케이뱅크과도 차이점이 다수 엿보였다.

첫 번째 특징은 모바일앱을 통해서만 서비스 이용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이는 모바일 앱과 인터넷 웹을 통해 은행서비스를 제공하는 케이뱅크와도 차이가 있다. 이에 대해서는 윤호영 카카오뱅크 공동대표가 직접 그 이유를 밝혔다. 윤 대표는 “PC보다는 모바일이 더 안전하다고 보고 있다”며 “랜섬웨어 공격도 PC에서만 일어난다. 은행법상 보안 규준을 준수해 출범한 앱 기반 뱅킹이기 때문에 안정성 면에선 어느 은행보다 자신있다”고 말했다.

신속성과 이용자 편의성을 강화한 점도 돋보였다. 계좌 개설은 휴대폰 본인 인증과 신분증 촬영, 타행계좌인증(역이체)의 3단계를 거쳐 평균 7분 정도면 가능하다. 공인인증서도 없앴다. 인증비밀번호(핀번호)만 있으면 서비스 이용이 가능하다. 케이뱅크의 경우 영상통화나 타행 계좌를 이용해 본인인증을 한다.

카카오뱅크 비데이(B-day) 출범식에서 시연을 하고 있는 카카오뱅크 윤호영 공동대표. <카카오뱅크 제공>

모바일 앱은 직관적인 UI(이용자환경)와 UX(이용자경험) 체계를 구현해 편의성을 높였다. 시중은행이 첫 화면에 많은 탭과 메뉴를 배치한 것과 달리 카카오뱅크는 패턴 입력 즉시 홈 화면에서 바로 보유 계좌를 볼 수 있다.

금리 혜택 역시 주요 특징이다. 카카오뱅크 상품은 높은 금리 혜택 뿐 아니라 복잡한 우대조건을 없앴다는 점이 강점이다.

카카오뱅크는 총 세 가지의 대출 상품을 내놓았다. 우선 직장인을 대상으로 최저 연 2.86%로 최대 1억5,000만원까지 대출받을 수 있는 신용대출·마이너스통장 상품을 출시했다. 중도상환수수료가 없으며 신용대출과 마이너스통장대출이 금리가 동일하다. 통상 은행은 마이너스통장대출이 금리가 더 높은 편이다. 또 소액 마이너스 통장 대출이 가능한 ‘비상금대출’이 있다. 신용등급 8등급도 최대 300만원까지 대출이 가능하다.

적금과 정기예금 금리는 연 2.0%(1년 만기, 세전)다. 적금가입, 급여이체, 통신비 자동이체 등의 우대 조건이 없다. 입출금 통장 안에 간편하게 예비자금을 보관할 수 있는 ‘세이프박스’도 만들었다. 하루만 맡겨도 연 1.2% 금리를 주며 최대 500만원까지 입금이 가능하다. 이는 케이뱅크도 있는 서비스다. 다만 케이뱅크는 최대 1억원의 금액까지 우대금리 혜택을 적용하며 1개월간 금액 유지라는 조건이 제시하고 있다.

또 다른 차별점은 수수료 혜택이다. 카카오뱅크 입출금통장은 올해 말까지 이체 수수료, ATM 수수료, 알림 수수료 등의 수수료를 받지 않는다. 오프라인 입출금은 전국 은행의 ATM 기기와 편의점, 지하철 등에 설치된 ATM 기기를 이용하면 된다. 케이뱅크 이용자가 전국 GS25 편의점에서만 수수료 없이 현금 출금을 할 수 있는 점과 비교하면 편의성과 혜택에 강점을 갖고 있다.

◇ 복잡한 우대조건 없애고 수수료 혜택 늘렸다 

해외송금 수수료도 시중은행 대비 10분의 1 수준으로 인하했다. 미국, 일본 등 세계 22개 국가에서 통용되는 9개 화폐의 경우 해외 송금 수수료는 송금액이 5,000달러 이하이면 5,000원, 5,000달러 초과하면 1만원이다. 케이뱅크의 경우 아직까지 해외송금서비스를 제공하지 않고 있다. 올 하반기에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이외에 메신저 카카오톡을 활용한 간편결제 서비스도 이목을 끈다. 이 서비스는 카카오톡에 친구로 등록된 이들에게 간편하게 송금할 수 있는 서비스인데, 계좌번호를 몰라도 이용이 가능하다.

카카오라는 막강한 플랫폼과 금리 혜택을 앞세운 카카오뱅크는 출범 첫날부터 매서운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이날 오후 5시 기준 신규 계좌개설수는 14만4,000건을 돌파했다. 여신과 수익액은 각각 141억원과 360억원을 기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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