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 자회사 현대힘스에 대한 매각설이 제기됐다.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현대중공업이 경영개선계획 실행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가운데, 현대힘스 매각설이 제기돼 관심이 집중된다.

31일 ‘한국경제’는 현대중공업이 현대힘스 경영권이 포함된 지분 51%를 2,000~3,000억원에 매각할 계획을 세웠으며, 인수자를 물색 중이라고 보도했다. 이를 통해 3조5,000억원 규모의 경영개선계획을 조기에 달성할 것이라는 분석이었다.

현대힘스는 2008년 현대중공업의 선박블럭 및 배관 제조부문을 분리해 설립됐다. 선박블럭과 배관, 조선기자재, 태양광발전설비 등을 생산하고, 자재구매서비스와 벙커링(선박 연료공급) 등도 영위하고 있다.

현대힘스는 지난해 매출 2,343억원, 영업이익 160억원, 당기순이익 160억원을 기록한 바 있다. 현대중공업의 알짜 자회사라는 평가를 받는다.

현대중공업은 제기된 매각설에 대해 사실무근이라고 밝혔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매각을 검토한 사실이 전혀 없다”며 “호텔현대와 함께 매각을 추진했다고 하는데, 비조선분야인 호텔현대와 조선 관련 핵심 자회사인 현대힘스는 전혀 다른 성격의 존재”라고 설명했다.

현대중공업은 최근 호텔현대 지분 전량을 국내 사모투자 전문기업 한앤컴퍼니에 넘긴 바 있다. 매각금액은 2,000억원이었다. 이를 통해 3조5,000억원 규모의 경영개선계획 중 3조원을 달성했다. 아직 5,000억원을 추가로 확보해야 하는 상황이다.

현대힘스 매각설 배경에 내부거래가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된다. 내부거래 및 일감 몰아주기 문제는 새 정부 들어 경제계 핵심 화두로 떠오른 상황이다. 현대힘스는 지난해 매출 2,343억원 중 1,762억원을 내부거래를 통해 올렸다. 내부거래 비중이 75%에 달한다. 현대힘스는 설립 이후 줄곧 높은 내부거래 비중을 기록하며 빠른 성장을 거둘 수 있다.

이에 현대중공업 노조는 지난달 노조 소식지를 통해 “현대중공업의 경우 정몽준 일가가 경영승계를 위해 현대힘스에 대한 일감몰아주기를 하지 않는지, 사업장 내 현대그린푸드 등 친족으로 연결된 범현대가에게 일감을 몰아주는 방식이 아닌지 의심의 눈길을 보내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특히 노조는 “힘스의 수익 구조는 현대중공업그룹이 외부로부터 구매하는 소모성자재를 대신 구매해 이를 다시 그룹에 판매해 유통마진을 챙기는 것”이라며 “이러한 현대중공업의 힘스 키우기는 구매비용 증가로 현대중공업 경영실적 개선에 부담이었다. 특히 조선업 불황을 이용해 노동자에게 임금삭감을 요구하는 것과 상반되는 것이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현대중공업 측은 현대힘스의 내부거래가 전혀 문제될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오너일가가 따로 지분을 보유한 것이 아닌, 현대중공업의 100% 자회사라는 이유에서다. 현행법상 일감몰아주기 규제 대상은 오너일가의 지분이 상장사의 경우 30%, 비상장사의 경우 20% 이상인 계열사로, 내부거래가 200억원 또는 연간 매출의 12%를 초과해야 한다.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