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건설 본사가 위치한 서울 종로구의 '그랑서울' 빌딩 전경. <네이버 거리뷰>

[시사위크=범찬희 기자] GS건설이 남모를 고민에 빠졌다. 재무건전성과 수익성이 동시에 악화되고 있어서다. 부채비율과 유동비율 모두 시장의 기대치를 하회하며 역주행하고 있고, 어닝서프라이즈 수준의 영업익은 실제 수익으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GS건설은 공정위 과징금과 차입금 증가에 따른 일시적인 현상이라는 설명이지만, 회사의 퇴조 시기가 임병용 사장의 취임과 맞물려 묘한 기류를 형성하고 있다.

◇ 부채비율↑‧유동비율↓… 재무건전성 ‘빨간불’

GS건설의 재무건전성에 빨간불이 켜졌다. 기업의 재무건전성을 가늠할 수 있는 주요 지표들이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부채비율은 비교적 안정권이라고 평가받은 200%대를 훌쩍 넘어 300%대의 고지에 다다랐으며, 단기채무 상황능력을 보여주는 유동비율도 뒷걸음 치고 있다.

3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GS건설의 1분기 부채비율은 307.11%를 기록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부채비율이 200% 미만인 기업을 두고 재무체력이 건강하다고 보고 있다.

GS건설의 부채 관리에 이상 신호가 감지된 건 2013년경부터다. 수년간 부채비율을 200% 안팎으로 유지해 오던 GS건설의 부채비율이 임병용 사장 취임 첫해 갑작스레 293.35%로 급등했다. 한 번 오른 부채비율은 쉽게 안정권으로 접어들지 못했다. 이듬해 288.45%로 다소 주춤하더니, 2015년 다시 298.92%대로 올라 300%대 진입을 목전에 뒀다.

그러다 결국 지난해 1분기 GS건설의 부채는 9조1,726억원으로 증가했고, 자본에서 부채가 차지하는 비중을 뜻하는 부채비율도 307.11%로 뛰었다.

이 기간 부채비율에만 적신호가 켜진 게 아니다. 기업의 단기 채무 상환 능력을 보여주는 지표인 유동비율도 악화되고 있다. 유동비율은 부채비율과는 반대로 수치가 오를수록 좋은데, 통상 120% 이상 이면 양호하고 200%를 넘는 경우를 이상적이라고 평가 받는다. GS건설의 지난 1분기 유동비율은 안정권에 조금 못 미친 114.8%를 기록했다.

2011년까지 만해도 154%의 유동비율을 기록하며 시장의 기대치에 부합해오던 GS건설의 단기 채무 상환 능력은 2013년 137.7%로 하락하더니, 4년 만에 주저앉은 것이다.

◇ GS건설 "차입금, 과징금 지급에 따른 일시적인 현상"

GS건설의 재무구조에 있어 가장 큰 문제는 한 해 영업활동으로 얻은 이윤이 실제 수익으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GS건설은 대형사 가운데 드물게 당기순이익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영업익 부문에서는 어닝서프라이즈 수준의 호실적을 기록하면서도 수백억대 당기순손실을 입고 있는 적자 건설사 신세를 면하지 못하고 있다.

올해 2분기 실적 공시를 통해 GS건설은 상반기에만 지난해 한 해 실적을 상회하는 1,450억원의 영업익을 달성한 반면, 당기순이익 부문에서는 누적 적자 559억3,100만원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 204억원 가량의 당기순손실 여파가 해를 넘겨서도 지속되고 있는 셈이다.

2000년대 들어 매출과 영업익, 당기순이익까지 주요 실적 지표 모두에서 흑자 기조를 이어오던 GS건설이 적자를 경험하게 된 것 역시 2013년부터다. 당해 9,354억원의 영업적자와 8,373억의 순손실을 입었다.

이후 2015년을 제외한 나머지 사업년도 모두에서 GS건설은 순이익을 달성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역시 빅배스를 단행한 대우건설을 제외한 삼성물산, 현대건설, 대림산업이 흑자 기조를 이어가는 가운데서도 GS건설은 홀로 적자의 쓴 맛을 봐야했다.

GS건설 관계자는 “2013년부터 주택 사업이 활발히 진행되다 보니 차입금이 증가해 부채비율이 증가했지만 이는 입주민들의 본격적인 입주가 시작되면 자연스레 해소될 문제이며, 당기순손실도 공정위 과징금과 환차손 차익에 따른 일시적인 현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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