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문재인 정부의 경제개혁노선에 대해 분명한 의지를 드러냈다. <뉴시스>

[시사위크=정계성 기자]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새 정부의 경제개혁의지에 대해서 의심하지 말고 도전하지 말라”며 확고한 의지를 드러냈다. 재벌개혁 등 일부 사안에서 ‘후퇴한 게 아니냐’는 비판을 의식한 것으로 해석된다.

2일 MBC라디오 ‘신동호의 시선집중’에 출연한 김상조 위원장은 “20년 동안 기업관련 시민운동을 하면서 많은 경험을 축적했다. 너무 생각이 앞서고 조급하다 보면 오히려 실패를 한다는 게 교훈이었다”며 이 같이 말했다.

이어 김 위원장은 “하고 싶은 것은 많지만 하고 싶은 일을 하기 위해서 이 자리에 왔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며 “지금 이 순간에 할 수 있는 일을, 적은 비용을 들이면서 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데 많은 고민을 하고 있다. 일의 시급성을 따져서 국민들이 얼마나 공감할 것이냐는 기준을 가지고 일의 경중과 완급을 조절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앞서 김 위원장은 재벌과 관련된 여당의 개혁법안에 구체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재벌개혁에 대해서도 “기업과 관련된 개혁은 이해관계자들도 많고 결과를 예측하기 힘들기 때문에 몰아치듯 할 수 없다”는 취지로 문재인 대통령에게 보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재벌개혁에 후퇴한 게 아니냐는 말도 나왔다. 이언주 국민의당 원내수석은 “재벌과 싸워오면서 세월과 함께 너무 유연해진 게 아니냐”고 우려했었다.

이에 대해 김 위원장은 “일감 몰아주기 등 부당한 사익추구에 관해서는 엄정하게 법집행을 하겠지만 재벌의 구조변화와 관련된 것은 법개정이 필요하기 때문에 국회와 진중한 협의를 통해 진행할 계획”이라며 “차분하게 준비해서 진행할 계획이고 그 과정에서 재벌이나 또는 어떤 갑들이 억울한 피해를 받음으로써 궁극적으로 한국경제에 많은 비용이 발생하는 것에 대해서 신중하게 고려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다만 “새 정부의 어떤 경제개혁의지에 대해서 의심하지 말고 도전하지 마시길 바란다. 특히 기업 측에서, 천천히 신중하게 갈 수 있지만 그것이 마치 정부의 개혁의지가 후퇴하는 것처럼 인식되고 공권력에 도전한다면 그것만큼은 용인하지 않겠다”고 단호한 경고의 메시지를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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