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가 8.27 전당대회 출마와 관련한 입장을 3일(내일)경 밝힐 것으로 관측되는 가운데 2일 오후 서울 마포구 정책네트워크 내일 사무실에서 송기석 의원, 김철근 구로갑 지역위원장, 이수봉 인천시당위원장 등과 면담 후 승강기에 올라 취재진의 질문을 듣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은진 기자] 안철수 국민의당 전 대표가 오는 8·27 전당대회에서 당 대표에 출마할 것으로 가닥을 잡은 모양새다.

최근 안철수 전 대표를 만난 당내 인사들은 “안 전 대표가 출마 결심을 굳힌 것 같다”고 전했다. 안 전 대표는 2일 박지원 전 대표와 ‘안철수계’ 초선 의원들을 잇달아 만나 의견을 들은 뒤 최종 입장을 정리할 것으로 보인다.

안 전 대표는 최근 박주선 비상대책위원장과 김동철 원내대표 등 당 지도부를 비롯해 자신과 가까운 원내외 인사들을 두루 접촉하며 전당대회 출마와 관련한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 전날(1일) 안 전 대표와 회동한 김 원내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2일까지 사람들을 만나고 결심한다고 했는데, 출마 쪽에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아니라면 나를 만났겠느냐”고 출마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다.

안 전 대표는 이날 오후 박지원 전 대표와 초·재선 의원들을 만나 추가적인 의견을 들은 뒤 이르면 3일께 입장을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안 전 대표 측 인사들의 말을 종합하면, 안 전 대표는 내년 6월 지방선거에 대한 위기감을 느껴 전당대회 출마를 고심하게 됐다고 한다. 당 안팎 여건이 좋지 못한 상황에서 내년 지방선거를 제대로 치르지 못할 경우 4·13 총선에서 국민의당이 중심이 돼 일궈낸 다당체제가 무너질 수 있다는 우려를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당내에선 만류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김 원내대표는 전날 안 전 대표를 만나 “대선이 끝난 지 얼마 되지도 않았다”며 “지금은 좀 국민들에게 잊혀졌으면 좋겠고 호기심과 그리움의 대상이 돼 다음에 복귀하면 좋겠다”고 말했다고 한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대선 패배 직후 전당대회에 출마해 당 대표로 취임한 것과 마찬가지 상황이라는 비판도 제기될 수 있다. 전당대회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는 김한길 전 새정치민주연합 대표 측은 안 전 대표를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국민들이 당을 어떻게 보겠는가. 홍준표처럼 보일 것”이라는 입장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안 전 대표가 출마를 선언하게 되면 경선 과정에서 ‘제2의 홍준표’ 공방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손학규계’인 이찬열 의원은 앞서 안 전 대표의 정계은퇴를 촉구하기도 했다.

다만 최명길 의원은 ‘정계은퇴론’에 대해서는 “국민의당의 향후 독자 행보를 약화시키기 위해서 창당 주역과 당을 분리시키려는 정치적 의도가 좀 있다고 본다”며 “본인도 다시 전면에 등장하는 게 정치적으로는 부담이 되겠지만 이런 위험을 감수하고 앞장설 수밖에 없는 것 아닌가 하는 고민을 하고 있는 걸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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