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지엠 철수설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한국지엠 철수설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끊이지 않는 ‘설’이지만, 이번엔 그 심각성이 심상치 않다.

산업은행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한국지엠 철수 가능성을 거론하며 우려를 나타냈다. 오는 10월이면 한국지엠이 철수하더라도 막을 방법이 없다는 게 핵심이다.

GM은 2002년 대우자동차를 인수하며 향후 15년간 지분을 처분하지 않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하지만 오는 10월이면 15년이 만료돼, GM은 지분 처분의 자유를 얻게 된다. 아울러 산업은행은 한국지엠이 총 자산 중 20%가 넘는 자산을 처분 또는 양도할 경우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었는데, 이 역시 오는 10월 해제된다.

문제는 한국지엠의 경영상태가 좋지 않다는 점이다. 최근 3년간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 지난해엔 판매호조를 보이기도 했지만, 올해는 판매마저 둔화됐다.

또한 GM은 최근 글로벌 사업재편에 나선 상태다. 2013년 호주를 시작으로, 러시아와 유럽, 남아프리카, 인도 등에서 연이어 철수한 바 있다. 한국 시장은 실적이 안 좋을 뿐 아니라, 노조와의 힘겨루기도 쉽지 않다.

이런 가운데, 한국지엠과 산업은행의 갈등이 깊어지는 모양새다. 한국지엠 2대 주주인 산업은행은 지난 3월 주주감사권 행사에 나섰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지엠의 경영상태를 확인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한국지엠과 GM 미국 본사의 비협조 및 거부로 감사는 불발됐다.

한국지엠은 철수 계획이 없다는 기존의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하지만 제재 및 견제 방안이 없는 상황에서 어떤 일이든 벌어질 수 있다. 만약 한국지엠이 철수할 경우 일자리 30만개가 증발하는 등 우리 경제에 큰 타격을 줄 것으로 보인다. 대책 마련이 시급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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