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국민의당, 바른정당 등 야3당이 문재인 정부를 향해 한반도 문제에서 한국이 배제된다는 의미의 '코리아 패싱'(Korea Passing)에 대한 우려를 표하며 안보 공격에 나서고 있다. 사진은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한미정상회담을 하고 있는 장면. <뉴시스>

[시사위크=최영훈 기자] 야권이 문재인 정부를 상대로 ‘안보 흔들기’에 나서고 있다. 자유한국당·국민의당·바른정당은 4일 문재인 정부를 향해 일제히 한반도 안보문제에서 한국이 배제된다는 일명 ‘코리아 패싱’(Korea Passing)에 대한 우려를 표하며 정부의 ‘대화·제재 병행론’ 안보 정책을 비판했다. 야권은 문재인 정부의 ‘안보 전략’ 공격을 통해 현안 대응에 있어 정부여당에게 사실상 일방적으로 밀리고 있는 상황을 극복하겠다는 계산이다.

김광림 한국당 정책위의장 권한대행은 4일 “문재인 대통령이 단호하고도 적극적인 안보 국면에 대처하는 모습을 보인다면 코리아패싱이라는 말 자체가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김광림 권한대행은 이날 오전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이명박 정부 당시 이동관 홍보수석 책을 인용해 노무현 전 대통령 당시 미국이 핵심 정보를 한국에 주지 않았다는 점을 지적하며 “이는 이 정보가 얼마 후 북한에 흘러들어간다고 의심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국가정보원은 TF팀을 만들어 적폐청산에 힘을 기울일 게 아니라 북한 김정은의 ICBM(대륙간탄도미사일), SLBM(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핵 도발을 막는 것에 대해 동맹인 미국과 정보를 교환하고 공조해 나가는 일에 전념을 해야 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반면, 국민의당은 ‘햇볕정책 3.0’을 대안으로 제시하며 문재인 정부 안보 정책 비판에 동참하고 있는 모양새다. 국민의당이 ‘호남 적통’을 강조하고 있는만큼 대북 강경 노선을 취하기 어렵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햇볕정책 3.0은 김대중 정부의 햇볕정책을 계승하면서도 ‘북한이 핵 개발을 반성하고 대화를 요청하면 응한다’라는 단서 조항이 포함된 것을 골자로 하는 대북정책 수정안이다.

박주선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은 4일, 대북정책 수정안과 관련해 “(정부여당은) 지금이라도 10년 전 고장 난 레코드판에서 흘러나오는 철 지난 대화·제재 병행론을 일시 접어두고 새로운 대북정책과 외교 전략을 수립해서 한반도 평화와 국익을 지키는 문재인 정부의 역할을 보길 갈망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이어 “대화와 제재의 병행은 실효가 없다는 측면에서 저희들 햇볕정책의 진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바른정당 역시 북한의 ICBM 2차 시험발사 이후 문재인 정부 대응을 두고 “지금 대한민국 안보는 휴가 중”이라고 꼬집었다. 이혜훈 대표는 지난 2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국회의원·원외위원장 연석회의에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북한 미사일 발사 건으로 아베 일본 총리와 52분간 통화했다. 그런데 정작 당사자인 문 대통령은 휴가가 끝나는 5일경 트럼프 대통령과 통화할 예정이라고 한다”면서 “청와대도 ‘지금 당장은 할 이야기가 없다’며 코리아패싱을 자인했다”고 비판했다.

◇ 여당·미국 “코리아패싱은 없다”

잇따른 야권의 ‘코리아패싱’ 비판에 대해 설훈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4일, YTN라디오 ‘신율의 출발 새아침’에 출연해 코리아 패싱과 관련한 질문에 “그럴 가능성은 없다고 봐야 한다”고 선을 긋는 태도를 보였다. 설 의원은 “북한이 아무리 북미간 대화를, 통미봉남을 한다고 해도 결국 한국을 제외하고 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다. 한·미동맹이 굳건하고 대한민국 국력이라는 게 있는데 (코리아 패싱이) 가능한 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에 앞서 마크 내퍼 주한 미국대사 대리도 “코리아 패싱은 없다”고 야권의 주장에 반박했다. 마크 미국대사 대리는 지난 3일 보수야당 의원 모임인 ‘포용과 도전’이 주최한 조찬 모임에서 “한·미 동맹은 튼튼하고 미국의 한국 방위에 대한 의지가 확고하다”면서 이 같이 밝혔다. 그는 간담회가 끝난 뒤에도 기자들과 만나 “한·미동맹의 강인함을 어필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고, 코리아패싱의 우려를 불식시킬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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