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데업체 '노비타'가 홈페이지에 동해가 아닌 일본해라 표기된 구글 글로벌 버전을 사용해 온 것으로 나타났다. 노비타는 해당 사실을 인지하고도 지도 교체를 하지 않고 있어 시민사회의 각별한 관심이 요구된다.<노비타>

[시사위크=범찬희 기자] 비데전문업체 노비타가 홈페이지에 ‘동해’ 대신 ‘일본해’라고 표기된 지도를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회사 위치를 안내하는 지도를 사용하면서 구글 글로벌 버전을 사용해 온 것. 앞서 유사 사례가 숱하게 발생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 기업들의 홈페이지 관리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 대세는 ‘동해’… 찬물 끼얹은 미국계 비데기업

동해 표기 확대를 위한 국내 각계각층의 노력이 빛을 발하기 시작한 것일까. 최근 역사 바로잡기의 바로미터 격인 동해 표기와 관련한 반가운 소식이 전해졌다. 그간 국제사회에서 압도적인 우위에 섰던 일본의 목소리가 힘을 잃기 시작했다.

지난 4일 일본 유력 일간지 산케이 신문은 외무성 자료를 근거삼아 일본해로 단독 표기한 국가들의 수가 점차 감소하고 있다는 기사를 내보냈는데, 이 신문에 따르면 전세계 195개국 가운데 약 58%(114개)만이 일본해 단독 표기를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1개 국가는 동해와 일본해를 병기하는 방안을 지지했고, 69개 국가는 입장표명을 하지 않았다.

비록 조사 대상 가운데 상당 국가들이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음에도 이 같은 조사결과는 매우 고무적이라는 평가다. 국제사회에서 ‘G5’ 국가인 일본의 영향력이 점차 감소하는 반면, 열세인 한국의 위상은 갈수록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해석되기 때문이다. 2000년 당시에만 해도 세계의 97%가 일본해 단독 표기를 우선했다는 사실은 국제 사회의 흐름이 점차 한국 쪽으로 기울고 있다는 신호라는 것이다.

이 같은 국제 여론을 반영한 듯 한국 정부도 동해 표기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 7일 관계 당국에 따르면 정부는 유의상 국제표기명칭 대사를 단장으로 한 정부대표단을 꾸려 유엔 지명표준화회의에 파견을 앞두고 있다.

지명 표준화 정책과 표기법 등을 논의하기 위해 5년 마다 열리는 이 자리를 통해 정부는 한·일 양국 간 합의가 이뤄질 때까지 동해와 일본해를 병기해야 한다는 기존의 주장을 거듭 밝힌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이러한 국제 사회의 변화와 한국 정부의 노력에 찬물을 끼얹는 일이 발생했다. 6년 전 미국 자본에 인수된 한 국내 기업이 자사 홈페이지에 동해가 아닌 일본해 표기를 우선하는 지도를 사용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비데전문업체로 유명한 노비타에서의 일이다. 노비타는 서울 사무소와 천안 본사를 안내하면서 일본의 목소리를 반영한 구글 글로벌 버전을 사용해 왔던 것이다.

노비타의 구글 글로벌 버전 사용은 이와 유사한 사례가 이미 수차례 지적됐다는 점에서 큰 아쉬움을 남기고 있다. 유명 기업은 물론 국가 기관과 지자체 등 공적 기능을 가진 수많은 기관들이 홈페이지를 운영하면서 일본해라 표기한 지도를 사용한 사실이 적발 돼 여론의 뭇매를 맞은 바 있다. 하지만 이번 노비타의 사례를 통해 국내에서 활동하는 기업들의 홈페이지 관리에 대한 경각심이 여전히 부족한 것으로 드러났다는 지적이다.

이와 관련 노비타 관계자는 “검토 후 교체 예정”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노비타는 해당 사실을 인지하고 3시간이 지나도록 문제의 지도를 교체하지 않고 있다. 언론과 시민사회의 각별한 관심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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