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의 판매실적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벤츠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BMW는 국내 수입차시장의 ‘절대 강자’였다. 2009년 판매 1위에 등극해 꾸준히 그 자리를 지켰다. 하지만 지난해는 달랐다. BMW를 향해 끊임없이 도전장을 내밀어온 벤츠가 마침내 1위 자리를 빼앗았다.

이러한 배경으로 인해 BMW와 벤츠의 경쟁은 올해도 큰 주목을 끌었다. 특히, 심기일전한 BMW가 신형 5시리즈를 선보여 진검승부가 예상됐다. 하지만 현재까지 스코어는 예상을 다소 벗어나고 있다. BMW가 2년 연속 ‘2인자’에 머물 위기에 처한 것이다.

◇ 기대 이하 신형 5시리즈 “이게 아닌데…”

한국수입차협회의 집계에 따르면, BMW는 7월 판매량이 3,188대에 그쳤다. 신형 5시리즈를 선보인 지난 2월 이후 최악의 성적표다.

벤츠 역시 주춤했다. 올해 최고 월간실적을 기록했던 6월(7,783대)과 달리 7월엔 5,471대를 기록했다. 다만, BMW와의 차이는 뚜렷했다. 7월에만 2,283대의 차이가 더 벌어진 BMW와 벤츠다.

이에 따라 누적판매량도 올 들어 처음 1만대 이상으로 벌어졌다. BMW는 3만2,186대, 벤츠는 4만3,194대를 기록 중이다.

물론 아직 5개월의 시간이 남아있지만, 사실상 역전을 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단순히 따져도 5개월 동안 매달 2,000대 이상 앞서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하지만 벤츠의 기세는 좀처럼 꺾일 줄을 모르고 있다. 4월과 5월을 제외하면, 매달 BMW를 제친 벤츠다.

오히려 더 주목되는 부분은 BMW와 벤츠의 격차가 더 벌어질지 여부다. 지난해에는 BMW가 4만8,459대, 벤츠가 5만6,343대를 기록해 둘의 차이는 7,884대였다. BMW가 현재의 추세를 극복하지 못한다면, 지난해보다 더 크게 자존심을 구길 수 있다.

BMW가 이처럼 기대 이하의 행보를 보이는 이유는 신형 5시리즈의 부진 때문이다. BMW코리아 김효준 사장은 신형 5시리즈 출시 당시 “올해 2만대 이상 판매될 것”이라 공언했다. 하지만 상반기 성적은 7,384대에 그쳤다. 신차효과 등을 고려하면, 기대치에 크게 미치지 못했다.

5시리즈의 지난해 연간 판매실적은 1만7,223대였다. 신형 모델을 선보인 올해, 오히려 지난해보다 못한 판매 추이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반면 벤츠의 주력인 E클래스는 상반기에만 1만8,453대의 실적을 기록하며 제 역할을 확실하게 했다.

현재로서 남은 기간 변수는 크게 두 가지다. 먼저, 최근 불거진 벤츠와 BMW의 배출가스 조작 및 담합 논란이 국내에서 얼마나 큰 후폭풍으로 이어질지 여부다. 현재 국내 일부 소비자들이 BMW와 벤츠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다른 하나는 역시 신차 출시다. BMW는 하반기 들어 4시리즈의 부분변경 모델을 선보였으며, 6시리즈 그란투리스모(GT)와 3세대 뉴 X3도 출시할 예정이다. 벤츠도 E클래스의 라인업을 확대했으며, 더 뉴 GLA 220와 최초의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 모델 GLC 350e 등을 준비하고 있다.

이와 관련 한 수입차업계 관계자는 “BMW 신형 5시리즈가 생각보다 반응을 얻지 못하면서, 벤츠의 독주가 지난해보다 더 강화된 모습”이라며 “특별한 변수만 없다면 벤츠가 2년 연속 1위를 지킬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