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맥도날드가 제품 안전성 논란에 휘말리며 고전하고 있는 반면, KFC는 업계를 휩쓸고 있는 갑질 논란에서 비껴가며 판촉 활동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 시사위크 / 뉴시스 >

[시사위크=최민석 기자] 패스트푸드의 대명사인 햄버거와 치킨을 대표하는 글로벌 업체들이 국내 시장에서 엇갈린 행보를 보이고 있다. 맥도날드는 제품의 안전성이 도마에 올라 최대 위기를 맞고 있는 반면, 올해 초 새 주인을 찾은 KFC는 복날 특수를 맞으며 그간의 부진을 털어내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우선 맥도날드는 자사 제품에서 식중독균이 검출됐다는 한국소비자원의 공표를 막으려다 엄청난 후폭풍에 시달리게 됐다. 맥도날드 버거에서 식중독균인 황색포도상구균이 기준치보다 3배 이상 검출됐다는 사실은 만천하에 알려지게 됐으며, 정부기관의 입막음을 시도했다는 비판까지 받게 됐다. 그야말로 혹 떼려다 혹 붙인 꼴이다.

최근 소비자원은 프랜차이즈 6곳과 편의점 5곳에서 판매되는 햄버거 38개 제품에 대한 위생 실태 점검에 나섰다. 지난달 맥도날드 햄버거를 먹고 용혈성요독증후군(HUS)에 걸렸다는 이른바 ‘햄버거병’ 논란 일자 햄버거의 안전성 조사에 들어간 것이다.

당초 조사 결과는 지난 8일 경 발표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공표 하루를 앞두고서는 돌연 계획이 취소됐다. 햄버거의 안전성에 대한 세간의 관심이 어느 때보다 높은 상황에서 벌어진 일이라 공표가 취소된 배경을 두고 온갖 추측이 난무했다.

이유는 하루 만에 밝혀졌다. 자사 제품에서만 유일하게 식중독균이 검출됐다는 사실을 알게 된 맥도날드가 소비자원의 조사 과정에 문제가 있다며 법원에 가처분 신청을 냈기 때문이었다.

맥도날드의 가처분 신청은 오히려 독이 됐다. 소비자원의 발표가 이뤄지기도 전에 맥도날드 제품에서만 유일하게 기준치를 넘는 식중독균이 검출됐다는 소식이 언론을 통해 삽시간에 퍼졌다. 맥도날드는 자신들에게 불리한 정부 기관의 발표를 막으려했다는 비판 여론에까지 시달리게 됐다.

이와 달리 KFC는 승승장구하고 있다. 올해 초 KG그룹에 편입되면서 그간의 부진을 털고 점유율 회복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안방 시장과 여름 복날을 겨냥한 신제품 출시와 이벤트를 꾸준히 실시하며 판매량 증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뿐만이 아니다. 경쟁 상대인 국내 치킨 프랜차이즈들이 공정위의 상생 요구에 부합하기 위한 대책을 마련하느라 고심 중인 것과는 대조적으로, 직영으로 운영되는 KFC는 여유로운 모습을 보이고 있다. 시한폭탄과도 같은 본사와 가맹점간의 갑질 논란에 휘말릴 염려 없이 영업활동에 매진하면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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