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차 기초생활보장 종합계획을 브리핑하는 박춘란 교육부 차관·박능후 장관·손병석 국토교통부 제1차관(왼쪽부터). <뉴시스>

[시사위크=현우진 기자] 정부부처가 향후 3년간 진행될 기초생활보장 강화계획을 발표했다. 보건복지부는 “모든 국민의 기본 생활을 보장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보건복지부는 10일 국토교통부·교육부 등 관련부처와 함께 ‘제 1차 기초생활보장 종합계획’의 세부사항 및 수립취지를 발표했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이번 대책의 핵심이 “그동안 정부가 돌봐오지 않은 사람들을 실질적으로 돌보는 ‘패러다임의 전환’에 있다”며 단순한 정부예산 증가에 그치지 않았음을 강조했다.

◇ 소득분배 정상화 위해 ‘급여 현실화’·‘일하는 복지’ 추진

보건복지부는 한국의 소득분배가 장기간 지속된 저성장과 경기 부진으로 악화됐다고 분석했다. 통계청 조사결과 중위소득의 50% 이하인구 비율인 상대빈곤율은 2015년 13.8%에서 2016년 14.7%로 높아졌으며 16년의 하위 20% 소득평균 또한 전년 대비 5.6% 감소했다. 이에 따라 국가가 보장하는 최저생활수준인 ‘국민 최저선’을 강화하기 위해 복지급여를 현실화하는 대책이 발표됐다.

9일 발표된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대책과 함께 의료급여도 지속적으로 확대된다. 의료급여 수급자의 본인부담 상한액이 120만원에서 80만원으로 낮아지고 6~15세 아동의 본인부담금도 현행 10%에서 3%로 낮아진다. 문재인 대통령이 대선공약으로 제시했던 틀니·임플란트·치매에 대한 지원 확대도 포함됐다.

주거급여는 중위소득의 43%인 현 지원기준을 2020년까지 45%로 높여 약 3만명의 추가수급인구 증가를 기대한다. 교육급여는 단계적 인상을 거쳐 최종적으로는 최저교육비 전액지원을 목표로 삼았다. 또한 중위소득 산정방식과 가구 균등화지수를 개편해 생계급여 운영에 반영한다.

정부의 주요 정책기조인 ‘일자리 창출’도 상당 부분 반영됐다. 박능후 장관은 “빈곤층은 도와줘야 할 객체가 아니라 소득이 보장돼야 할 주체”라며 실업과 빈곤을 모두 사회적 위험으로 간주했다. 계획안은 근로능력이 있는 빈곤층의 자립을 지원해 저소득층 지원과 고용 확대를 동시에 노렸다. 3년간 7,000개의 자활일자리가 확충되며 예비 자활기업 600개의 창업이 지원된다. 일과 학업을 병행하는 대학생·청년층에게는 근로소득공제가 확대 적용된다.

◇ 제도개선 통해 “빈곤 사각지대 없앤다”

운영상의 허점 탓에 필요한 지원을 받지 못하고 있는 ‘빈곤 사각지대’의 해소도 중요하게 다뤄졌다. 낮은 소득수준에도 불구하고 급여수급 대상에 포함되지 못한 ‘비수급 빈곤층’은 2015년에 93만명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비수급 빈곤층은 대부분 자녀나 부모가 ‘부양의무자’로 지정돼있어 부양책임이 이들에게 전가됐다. 종합계획 발표문에서 부양의무제도에 대한 찬반논란을 언급한 박능후 장관은 “누구나 누울 자리는 있어야 한다”는 말로 정부지원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올해 11월부터는 수급자와 부양의무자 가구에 모두 노인 혹은 중증장애인이 포함됐을 경우 부양의무에서 벗어나 급여를 수급할 수 있게 된다. 2018년 10월부터는 주거급여에 대한 부양의무자 기준이 완전 폐지되며, 생계·의료급여의 부양의무 기준도 추후 완화가 예고됐다. 보건복지부는 2020년까지 비수급 빈곤층이 최대 73만명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차상위계층의 보호를 위해 보다 넓은 통합복지제도를 뜻하는 ‘3차 사회안전망’ 구축방안도 제시됐다. 보건복지부는 그동안 진행된 사회안전망 확충 노력에도 제도의 미성숙과 협소한 보장범위 탓에 사각지대가 존재했다고 인정했다. 새 계획안은 지역별 주민센터가 취업·생계·주거상담을 제공하도록 지원했으며 긴급복지지원을 확대해 분절적·중복적 지원제도로 인한 누락 방지를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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