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암웨이가 17년째 당기순이익의 전액을 외국 법인과 미국 본사에 보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지난 7월 리뉴얼 한 '암웨이 플라자 강릉점'. <한국암웨이>

[시사위크=범찬희 기자] 건강식품 ‘뉴트리라이트’, 오랄케어 ‘글리스터’ 등으로 유명한 세계 최대 다단계기업 암웨이. 암웨이의 국내 법인인 한국암웨이가 그간의 숱한 지적에도 아랑곳 않은 채, 국내에서 거둔 수익의 전부를 외국 법인에 가져가는 것으로 나타났다. 매년 배당성향 100%의 정책을 실시해 수익 전액을 ‘암웨이 유럽 리미티드’를 거쳐 최상위 지배기업인 ‘미국 알티고 글로벌 홀딩스’에 보내고 있는 것이다.

◇ 한국에서 번 ‘1조’… 유럽 법인 거쳐 미국 본토로

한국암웨이를 둘러싼 국부유출 논란이 재점화 될 모양새다. 한국암웨이의 고배당 정책은 올해도 계속된 것으로 확인됐다. 배당성향은 어김없는 100%. 지난해 국내 영업 활동을 통해 벌어들인 순이익 494억원 전액을 최대주주(지분 100%) ‘암웨이 유럽 리미티드’에 선사했다.

해당 금액은 다시 본사가 있는 미국 본토로 흘러갔다. 배당금은 종착역인 ‘암웨이 유럽 리미티드’의 최상위 기업이자 글로벌 암웨이의 모기업인 ‘미국 알티고 글로벌 홀딩스’를 향했다. 다만 암웨이 유럽 리미티드와 미국 알티고 글로벌 홀딩스간 지분 관계는 확인되지 않고 있어, 정확히 얼마의 금액이 미국 본토로 흘러갔는지 여부는 알 수 없다.

한국암웨이의 순이익 전액이 외국으로 빠져나가기 시작한 건 ‘최소’ 2000년부터다. 한국암웨이의 감사보고서가 금융감독원에 공개되기 시작한 첫해부터 배당성향은 100%를 기록했다. 이때부터 지난해까지 17년간 한국암웨이는 일관되게 당기순이익의 1원 차이도 없는 금액을 최대주주인 외국 법인에 지급했다. 딱 한번 예외는 있었다. 2006년의 당기순이익 보다 3억원 많은 330억원(배당성향 101%)이 배당됐다.

이렇게 17년간 한국암웨이가 국내에서 벌어들인 8,056억원이 외국으로 흘러갔다. 이 기간 한국암웨이의 평균 당기순이익이 473억원이라는 사실에 비쳤을 때, 내년 한국암웨이의 국부 유출 규모는 1조를 돌파할 전망이다.

이와 관련해 한국암웨이 측은 서구형 비즈니스 모델에서 발생하는 흔한 현상 가운데 하나라는 입장이다. 각국 지사로부터 배당금을 송금 받은 후 본사 전략 방향에 따라 각 시장에 걸 맞는 투자가 이뤄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 외국계 기업들의 상당수가 고배당으로 국내 수익의 많은 부분을 본사로 송금하고 있는 게 사실이다. 배당성향이 100%를 초과하는 기업들도 결코 적지 않다. 일례로 지난해 스웨덴에 본사를 둔 볼보그룹코리아는 순이익의 두 배에 가까운(배당성향 192%) 1,100억원을 배당금으로 집행해 논란이 일기도 했다.

◇ 한국암웨이 “다양한 사회공헌 통해 한국경제 기여”

그럼에도 17년 가까이 일관되게 순이익 전부를 송금하는 건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볼보그룹코리아의 사례만을 봐도 배당성향이 국내 비상장사 수준인 50% 밑까지 떨어진 경우가 있었으며, 배당이 전혀 이뤄지지 않은 해도 더러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암웨이는 또 “영업활동으로 발생하는 이익에 따른 조세 의무 성실히 수행하고 있으며, 감사보고서상 지적사항이 ‘zero’에 달할 정도로 투명하고 안정적으로 기업 운영을 하고 있다”면서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 및 지역사회로의 재투자 및 중소기업과의 상생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한국암웨이가 매년 수익의 일정 부분을 사회공헌활동에 쓰고 있다는 것 역시 사실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외국계 기업이 국내에서 벌어들인 부의 규모에 비해 턱없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000년부터 2016년까지 적게는 1억원에서 많게는 15억원 가량을 기부금으로 집행했다. 17년간 한국암웨이의 매출액에서 기부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평균 0.16%. 이는 지난 6월 한 기업성과 평가사이트가 44개 외국계 기업을 상대로 조사한 지난해 기부금 평균 비율인 0.05%를 조금 상회하는 수준이다.

이를 두고 한국암웨이는 “단순히 재무제표상에 나타나지는 않지만 다양한 형태로 한국 사회와 경제에 기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