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계란에서도 '피프로닐' 살충제가 검출되면서 식품안전에 비상이 걸렸다. <뉴시스>

[시사위크=정소현 기자] 살충제 계란의 공포가 국내도 덮쳤다. 앞서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문제가 된 네덜란드나 벨기에산 계란은 현재까지 국내 수입되지 않았다고 발표했으나, 지난 14일 경기도 남양주시 소재 농가에서 ‘피프로닐’ 살충제가 검출되면서 국내도 더 이상 안전지대가 아니게 됐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 14일 친환경 산란계 농장을 대상으로 일제 잔류농약 검사를 하던 중 경기도 남양주시 소재의 8만 마리 규모 산란계 농가에서 ‘피프로닐’ 살충제가 검출됐다고 밝혔다. 같은 날 경기도 광주시에 있는 6만 마리 규모의 또 다른 산란계 농가에서는 닭 진드기 퇴치제 ‘비펜트린’ 성분이 기준치를 초과해 검출됐다

이에 따라 이마트·홈플러스·롯데마트 등 국내 대형마트 3사는 국산 계란에서도 살충제인 ‘피프로닐’ 성분이 검출된 것과 관련해 고객 안심 차원에서 당분간 모든 점포에서 계란을 판매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15일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문제가 된 농장에서 계란을 납품 받았는 여부를 꼼꼼히 점검하는 중”이라며 “하지만 납품여부와 관계없이 소비자 안심 차원에서 일단 15일부터 전국 매장에 계란 판매중단 조치를 지시했다. 이번 조치는 정부 조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예방 차원에서 이뤄지는 것으로, 정부 조사 결과가 나오면 판매 재개 여부를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농가에서 '피프로닐'이 검출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다. 정부는 15일 0시부터 전국 모든 3,000마리 이상 규모 농가에서 생산되는 계란 출하를 전격 중단하고 전수검사에 돌입했다. 3일 안에 전수 검사를 실시한 뒤 합격한 농장의 계란만 출하를 허용할 방침이다.

이른바 ‘살충제 계란’ 파문은 지난달 20일, 벨기에 당국이 계란에서 ‘피프로닐’ 성분이 검출됐다고 발표하면서 시작됐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인간이 피프로닐을 다량 섭취할 경우 신장이나 간, 갑상샘 등에 이상이 생길 수 있다. 특히 아이들에게 더 치명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살충제에 오염된 계란은 벨기에뿐만 아니라 네덜란드, 독일, 프랑스, 폴란드, 스위스 등 일부 유럽 국가에서 판매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해당 국가들은 수백만개의 계란을 회수한 뒤 폐기처분하는 등 그야말로 ‘초비상’인 상황이다

앞서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문제가 된 네덜란드나 벨기에산 계란이 현재까지 국내 수입되지 않았다고 발표했으나, 국내산 계란에서도 같은 성분이 검출되면서 식품안전에 비상이 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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