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닭의 해’인 정유년은 닭의 수난시대로 기억될 전망이다. <뉴시스>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2017년은 ‘붉은 닭의 해’ 정유년이다. 하지만 저주받은 닭의 해가 되고 있다.

닭의 수난이 시작된 것은 지난해 하반기다. 사상 최악의 조류독감(AI)이 전국 각지를 덮쳤다. 그동안 AI 청정지역으로 여겨졌던 곳까지 뚫렸고, 수천만마리의 닭이 폐사됐다.

이는 공급부족과 가격급등 사태로 이어졌다. 특히 계란 파동은 심각한 수준이었다. 계란 한 판의 가격이 1만원을 넘어섰고, 그마저도 구입할 수 없는 사태가 발생했다. 명절을 앞두고는 대규모 계란 수입이 이뤄지기도 했다.

지구 반대편 브라질에서도 예상치 못한 악재가 찾아왔다. 이른바 ‘브라질 썩은 닭고기 파동’이다. 전체 닭고기 수입량 중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하는 브라질이기에 파급효과도 그만큼 컸다.

이런 가운데, 치킨업계는 가격인상으로 뭇매를 맞았다. 각종 원자재가격 상승을 이유로 가격인상에 나서자, 정부는 발끈했고 여론은 급격히 악화됐다. 특히 프랜차이즈 업계의 각종 문제와 맞물려 논란이 더욱 확산됐다.

닭의 수난은 하반기에도 계속되고 있다. 최근 유럽에서 ‘살충제 계란’이 큰 파문을 일으킨 가운데, 국내에서도 같은 문제가 확인된 것이다. 정부가 서둘러 관련 조사를 실시해 문제가 없는 농가의 계란은 유통을 허용하고 있지만, 문제 농가가 추가로 확인되는 등 당분간 혼란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닭과 계란이 지속적으로 문제를 일으키면서, 관련업계는 ‘닭의 해 마케팅’을 제대로 시도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 ‘붉은 닭의 해’는 닭의 수난시대로 기억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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