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사태로 매몰된 지역을 바라보는 구조대원들. <뉴시스/AP>

[시사위크=현우진 기자] 시에라리온에서 발생한 대규모 산사태로 현재까지 400명 가까이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

사건은 지난 14일(현지시각) 시에라리온의 수도 프리타운에서 동쪽으로 15마일 떨어진 리젠트 지역에서 일어났다. 폭우로 강이 범람하고 산비탈이 무너진 것이 원인이었다.

◇ 늘어만 가는 사망자수

로이터통신은 15일(현지시각) “시체영안소가 망자를 위한 공간을 채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는 말로 시에라리온의 참상을 전달했다. 현장에 파견된 로이터 통신원은 시체영안소의 복도와 건물 바깥에까지 시신들이 눕혀져있었다고 보도했다.

공식적으로 확인된 사망자 수는 피해지역 복구 작업이 진행되면서 계속 증가하고 있다. CNN은 15일 기사에서 사망자 수가 200~245명이라고 보도했지만 하루 뒤 그 숫자는 400명으로 늘어났다. 산사태가 주민들이 잠자리에 든 이후에 발생해 피해가 더 컸다. 실종자 수의 경우 적십자는 600명 가량이라고 밝혔으며 시에라리온 내무장관은 1,000여명에 달한다고 발표했다.

로이터통신은 어니스트 바이 코로마 시에라리온 대통령이 사건이 발생한 지역과 인근 주민들을 긴급 대피시켰으며 현재 군대와 구조대원들이 생존자 수색작업을 계속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코로마 대통령은 현재 국제사회에 긴급구호를 요청한 상태다. 한편 아부 바카르 탈라왈리 적십자 대변인은 이번 산사태로 집을 잃은 사람들이 최소한 3,000명에 이른다며 구호시설과 의약·식료품의 지원을 호소했다.

◇ 매몰과 질병… 끝나지 않은 공포 

부족한 지원과 열악한 환경은 살아남은 사람들의 안전도 담보하지 못했다. 피해지역이 여전히 위험에 노출돼있다는 지적이 쏟아졌다.

가디언은 16일(현지시각) 기사에서 호우로 인한 산사태가 재발할 수 있다는 관계자의 분석을 소개했다. 유엔의 시에라리온 전문가 리니아 반 와게넨은 “대규모의 첫 번째 산사태가 지질구조에 어떤 영향을 줬는지 알 수 없다”며 2차 붕괴의 가능성을 경계했다. 시에라리온은 작년의 경우 9월까지 우기가 지속됐기 때문에 추가적인 폭우의 가능성은 상당히 높다.

질병으로 인한 2차 피해가 무엇보다 우려됐다. 다수의 매체는 콜레라·장티푸스 등 전염병의 발병을 경고한 아부 바카르 대변인의 발언을 비중 있게 다뤘다. 로이터통신은 홍수와 산사태로 오염된 물이 콜레라와 설사 등의 치명적인 질병들을 유발할 수 있다고 부연 설명했다.

질병의 공포는 이 지역에 낯선 것이 아니다. 시에라리온은 서아프리카에서 유행했던 에볼라 바이러스의 피해를 가장 크게 입은 국가 중 하나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2013년 말부터 유행한 에볼라 바이러스로 시에라리온과 인접국에서 1만1,000명 이상이 사망했으며 그 영향으로 2015년 시에라리온의 경제규모는 15% 이상 감소했다. 전염병의 확산은 모처럼 반등한 국가경제(2016년 경제성장률 6.1%, 세계은행)를 다시 거꾸러트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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